[준PO]사도스키, "롯데가 이기는 것, 놀라운 일 아냐"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10.01 07: 07

"내가 한국에 오게 된 것은 오직 로이스터 감독을 믿고 따라 왔다"고 말한 사도스키가 자신을 믿고 맡겨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며 팀을 연승으로 이끌었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라이언 사도스키(28)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삼진 7개를 솎아 내며 3피안타 6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사도스키는 팀이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에 내려갔지만 불펜 투수가 실점하며 승리 기회는 날아갔다. 그러나 롯데가 연장 10회 이대호의 결승 3점홈런 덕분에 4-1로 승리를 거두며 11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됐다.

경기 후 OSEN과 전화 통화에서 사도스키는 "내가 승리를 거두고 안 거두고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나는 선발 투수로서 최소 실점으로 막으려고 최선을 다했다"며 "팀이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나는 기쁘다"고 말했다.
▲사도스키, 한달 전부터 포스트시즌 준비
한국무대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사도스키는 올 시즌 27경기에 등판해 10승8패 평균자책점 3.87을 기록하며 견고한 모습을 보였다.
롯데가 일찌감치 4위에 결정되자 로이스터 감독은 사도스키를 8월 19일 SK전 이후 10일 넘게 휴식을 주며 준플레이오프를 준비시켰다. 사도스키는 야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많은 169⅔이닝 동안 2741개의 공을 정규시즌에서 던졌다.
충분한 휴식을 취한 사도스키는 로이스터 감독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사도스키, "1회가 최악? 난 최고의 피칭을 했다"
사도스키는 경기 초반 위기를 맞았다. 1회말 선두타자 이종욱에게 깨끗한 좌전안타를 맞고 주자를 견제하다 보크 판정을 받았다. 이어 오재원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그러나 위기 순간 큰 심호흡을 한 뒤 포수 강민호의 리드에 따라 우타자 바깥쪽으로 살짝 흐르며 떨어지는 커터를 집중적으로 던졌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3,4번 고영민과 김현수를 상대로 커터와 커브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김동주에게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내줬지만 최준석에게 또 다시 커터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사도스키는 2회에도 손시헌에게 유격수 왼쪽 내야 안타와 임재철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줘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이 순간 사도스키는 첫 타석에서 안타를 맞은 이종욱에게 볼카운트 2-1에서 6구째 몸쪽으로 휘어지며 살짝 가라앉은 140km 커터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3,4,5회를 큰 위기 없이 가볍게 넘긴 사도스키는 6회 실점을 허용할 뻔 했다. 선두타자 김동주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최준석을 삼진처리 했지만 2사 2루에서 손시헌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좌익수 손아섭의 정확한 홈송구 덕분에 홈에서 양의지를 잡아내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사도스키는 "솔직히 1회 고전했다. 만루 위기도 있었기 때문에 1회를 최악의 투구로 보는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그러나 나는 1회에 최고의 피칭을 했다. 실점을 하지 않고 위기를 잘 넘겼다"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커터신' 사도스키, "커터를 50% 정도 던졌다"
투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위기 순간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결정구의 유무다. 사도스키는 주무기인 커터를 완벽하게 구사하며 설욕을 다짐한 두산 강타선을 압도했다.
사도스키는 이날 두산을 상대로 볼넷 4개와 몸에 맞는 볼 2개를 허용하는 등 6개의 사사구를 내줬다. 그러나 위기 순간 타자들에게 거침없이 커터를 던져 삼진으로 처리했다.
사도스키가 마운드에서 내려가자 두산측 전력분석팀은 사도스키 투구에 대해 '슬라이더 39개, 직구 10개, 컷 패스트볼은 12개'라고 보고서를 작성했다. 롯데측에 전력분석팀도 사도스키가 던진 114개의 개의 공 가운데 60개(68.4%)를 슬라이더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경기 후 사도스키는 "커터를 많이 던졌다. 50%정도는 다 커터였다. 그리고 직구를 30%, 커브를 20% 정도로 던졌고, 슬라이더는 1개밖에 던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도스키는 이날 공 끝의 움직임이 매우 좋았다. 전력 분석팀은 슬라이더가 135∼137km, 커터를 140∼141km라고 표시했다. 그러나 사도스키의 경우 볼 끝의 움직임이 매우 뛰어나 같은 방향으로 변하는 커터와 슬라이더 구분 자체가 힘들었다.
사도스키 투구를 지켜 본 롯데 스카우트 관계자는 "오늘 커터가 정말 위력적이다. 커터 구사 비율이 절반을 넘는다. 무엇보다 1회 위기를 극복하며 자신감을 가진 것 같다"며 "4회까지 투구수가 70개가 넘은 것이 조금 아쉽지만 선발투수로서 충분히 호투했다"고 칭찬했다.
▲사도스키, "우리가 이기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사도스키는 "며칠 전에도 말했지만 우리 팀이 승리를 거두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오늘 경기에서 봤듯이 실수를 많이 하지 않았다. 우리 팀 공격력은 언제 어디서 터질 지 모른다"며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심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사도스키는 상대 투수 김선우에 대해서는 "메가(Mega) 형님"이라는 한국말을 사용해 "오늘 두산 선발 김선우와 정말 멋진 경기를 함께했다. 김선우는 오늘 정말 잘 던졌다. 그는 내게 있어 메가(Mega) 형님과 같은 존재"라고 말하며 존경의 뜻을 표현했다.
비록 자신의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사도스키 덕분에 롯데는 우려했던 선발 투수진의 한계를 극복, 2경기 연속 선발 투수가 제 몫을 해줬다. 롯데는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두산과 3차전을 갖는다. 승리 여하에 따라 준플레이오프 전체 성패가 갈린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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