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가을에도 이어지는 '후반기 분위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0.01 07: 06

롯데의 기세가 두산을 삼키고 있다.
2010 준플레이오프를 4위 롯데가 장악하고 있다. 3위 두산은 홈에서 열린 2경기를 모조리 내주며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준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롯데가 분위기에서 어느 정도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한 두산이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 사실 경기내용 자체만 놓고 보면 두산도 이길 수 있는 흐름이 있었다. 그러나 흐름을 놓치면서 롯데에게 분위기가 완전히 기울었다.
준플레이오프 직전 포스트시즌 탈락 팀의 모 감독은 "롯데가 아주 무섭다. 분위기를 제대로 타고 있다. 이번만큼은 포스트시즌에서 만만치 않을 것이다. 두산이 고전할 수도 있다. 단기전은 분위기가 크게 좌우한다"고 내다봤다. 파괴력이 강해진 타선, 안정된 선발진 등 객관적인 전력에서 강점도 많았지만 분위기를 탄 선수들의 기세에 주목한 것이다. 롯데는 한 번 분위기를 타면 걷잡을 수 없이 타오르는 폭발력이 최대 강점이다.

실제로 롯데는 후반기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탔다. 전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롯데는 42승45패3무 승률 4할6푼7리로 5위 LG에 2.5경기 앞선 불안한 4위를 유지했지만 후반기 43경기에서 27승16패로 6할2푼3리라는 높은 승률을 보이며 무난하게 포스트시즌 티켓을 거머쥐었다. 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롯데가 전체 1위였다. 이대호의 9경기 연속 홈런도 후반기에 작성됐고, 이재곤 김수완 등 흙속의 진주들이 찬란하게 빛을 발한 시기도 후반기였다.
반면 두산은 후반기 흐름이 좋지 못했다. 전반기에 52승36패1무 승률 5할8푼4리로 2위 삼성을 1경기차로 바짝 뒤쫓는 3위를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44경기에서 21승21패2무로 승률이 4할7푼7리에 그쳤다. 8개 구단 중 5번째에 불과한 성적이었고 그 사이 2위 삼성은 멀찍이 달아나버렸다. 일찌감치 3위로 굳어지자 '두산의 승부 근성이 예전만 못하다', '선수들에게서 절박함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흐름이 안 좋았다.
묘한 분위기의 엇갈림은 결국 1~2차전 롯데의 2연승과 두산의 2연패로 나타났다. 2경기 모두 8회·9회까지 동점 승부를 벌일 정도로 접전 양상이었다. 하지만 분위기라는 보이지 않는 흐름이 대세를 갈랐다. 송승준의 몸살 투혼과 홍성흔의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 그리고 발목 부상에서 완쾌되지 않은 이대호의 마법 같은 수비에서 보듯 롯데는 전체 팀 선수들의 사기를 불어넣는 장면이 많았다. 반면 두산에는 분위기 메이커가 없었다. 후반기부터 이어져온 분위기에서 롯데가 이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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