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2연패' 두산, 'PS 대위기'를 맞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0.01 09: 46

찬스에서 집중력이 결여된 모습과 결정적인 실책. 누구나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법이지만 "목표의식에 대한 투철함이 사라진 것 같다"라는 최근 세인의 평가에 부합하는 경기였다. 두산 베어스가 준플레이오프 2연패로 무릎을 꿇으며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위기에 놓였다.
 
두산은 지난 9월 3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선발 김선우의 7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에도 불구, 초반 기선 제압에 실패한 데 이어 상대 주포의 투쟁심만 높여준 채 연장 10회까지 간 뒤 1-4로 패했다. 2년 연속 리버스 스윕의 꿈은 점점 멀어져갔다.

 
김선우의 분투에도 두산 타선은 찬스를 번번이 날려 상대 선발 라이언 사도스키의 기만 살려주고 말았다. 1회에는 2사 만루에서 최준석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2회 1사 1,2루에서는 이종욱이 삼진, 오재원이 2루 땅볼에 그치며 선발 투수에게 힘을 실어주지 못했다. 6회 2사 2루에서는 손시헌의 좌전 안타가 나왔으나 홈으로 쇄도한 양의지가 아웃처리되고 말았다.
 
7회 대타 이성열의 강습타구 덕택에 1-1 동점을 만들기는 했으나 김현수가 1루 땅볼에 그친 뒤 김동주는 허무하게 삼진으로 물러났다. 데뷔 팀 롯데를 상대로 설욕전에 나섰던 최준석도 이날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중도 교체당했다.
 
2007시즌까지의 두산은 풍부한 선수층보다 젊거나 타 팀에서 소외된 선수들의 두각을 통해 상위권 성적을 올렸던 팀이다. 4번 타자 김동주의 존재와 다니엘 리오스-맷 랜들의 선발 원투펀치가 팀의 기본 축이 되었던 이유도 있으나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들의 두각을 통해 '화수분 야구'라는 수식어를 처음으로 달았던 팀.
 
본격적인 지원을 통해 히어로즈에서 좌완 이현승을 데려왔고 예년에 비해 상대적 거액으로 켈빈 히메네스를 영입하며 대권에 도전했으나 두산의 행보는 순항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시즌 초 두산은 좋은 성적으로 연승 행진을 달렸으나 선두 SK가 워낙 막강했던 탓에 좀처럼 따라잡지 못했고 그와 함께 선수들의 의욕도 떨어지고 말았다.
 
한 야구인은 "예년에 비해 선수들에게 해보겠다는 의지가 배어나오지 않는다. 그만큼 두산의 우승 가능성도 더욱 멀어지고 있다"라는 쓴소리를 내놓았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선발 송승준의 몸 상태와 구위가 상대적으로 떨어졌음에도 불구, 초반부터 공략하지 못하는 바람에 끌려가는 경기를 하며 암운을 드리운 두산이다.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상대 선발 라이언 사도스키는 분명 두산 선발 김선우보다 구위는 물론 제구에서 아쉬움이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만루에서 1할5푼4리에 그쳤던 중심타선의 한 축 최준석은 부담감 속에 결국 사도스키의 슬라이더에 배트를 허공에 휘둘렀다. 결정적인 순간 삼진이 나오며 사도스키의 기를 살려줬고 결국 김선우의 빛난 투구를 "패배 속 에이스의 재발견" 정도 급으로 격하시켰다.
 
최근 4년 간 항상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는 것은 분명 강팀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그러나 두산은 가을 잔치가 되면 같은 팀에 발목을 잡히며 '리버스 스윕의 희생양'으로 전락했다. 이번에는 그 문턱조차 가지 못하고 2006시즌 5위 이후 최악의 시즌을 맞을 위기에 처했다. 선수들의 이름값은 분명 높아졌으나 성적이 점점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는 점. 이는 선수단이 스스로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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