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싹쓸이 패전의 희생양으로 전락할 것인가. 두산이 스윕 패배 악몽에 몸서리를 치고 있다.
두산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 10회 터진 이대호의 결승 스리런포에 1-4로 무릎을 꿇었다.
이에 연패에 빠진 두산은 남은 3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해야만 하는 절박한 처지에 놓였다. 더구나 연달아 패전하는 최악의 악몽까지 각오해야 한다.

두산은 2004시즌 김경문 감독이 사령탑에 오른 후 2006시즌을 제외하고 작년까지 6시즌 중 5시즌에 걸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았다. 우승은 경험하지 못했지만 세 차례나 준우승을 거둘 만큼 위협적인 전력을 자랑했다.
하위권 평가에도 매년 김경문 감독만의 '화수분 야수'로 특유의 뚝심을 발휘했다. 이는 '스윕 시리즈'의 주인공이 되고 했지만 일단 무너질 때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해 희생자로 전락하는 극단적인 양극화를 초래하기도 했다.
김 감독 첫 해인 2004시즌 두산은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마운드에서는 외국인 투수 레스, 타선에서는 홍성흔, 안경현이 활약하며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삼성과 맞붙은 두산은 플레이오프 첫 경기도 잡아내 쾌조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후 3연패로 씁쓸하게 퇴장했다. 1승 1세이브를 기록한 배영수 등 마운드의 힘에 밀렸다.
2005년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두산은 SK를 누른 한화를 만나 싹쓸이 3연승을 거뒀다. 리오스, 랜들, 김명제 등 3명의 선발 투수로 간단하게 스윕,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하지만 역시 삼성에 4전전패로 무릎을 꿇었다. 리오스, 박명환이 활약했으나 하리칼라, 오승환이 있는 삼성이 더 강했다.
2006년 5위로 포스트시즌에서 탈락, 각오를 다진 두산은 2007시즌 플레이오프에 직행, 한화를 3전전승으로 제압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에 2승 후 4연패 리버스 스윕으로 눈물을 삼켰다. 2008시즌 역시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4승 2패로 꺾고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첫 경기에서도 랜들을 앞세워 승리했다. 하지만 2차전부터 4연패 다시 쓴잔을 들이켰다.
작년에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바로 롯데에 1패 후 3연승으로 리버스 스윕의 저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오히려 2연승 뒤 3연패로 악연을 끊지 못했다.
두산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도 1차전과 2차전을 패해 3연패로 가을무대 퇴장 일보직전에 몰렸다. 결국 베이징올림픽 9전전승에 빛나는 김경문 감독 특유의 '모 아니면 도'식 야구가 두산이라는 팀을 통해 고스란히 투영되고 있는 느낌이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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