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준플레이오프는 유난히 ‘빗맞은 안타들’이 결정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실력도 있어야하고 운도 따라야 하는 빗맞은 안타가 잇따르면서 ‘빗맞은 안타 시리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양팀 묘하게도 득점 상황에서 빗맞은 안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서도 행운은 롯데쪽에 좀 더 따르고 있다.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차전부터 빗맞은 안타가 승부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이며 득점을 주고받았던 9월 29일 1차전서는 양팀 모두 2차례씩 빗맞은 안타가 점수로 연결됐다. 2회초 롯데가 선취 득점을 올릴 때 선두타자 이대호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후 다음타자 홍성흔의 타구는 빗맞아서 3루 땅볼로 굴러갔다. 느리게 굴러간 타구는 두산 3루수 김동주가 재빨리 처리했지만 홍성흔이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하는 과감함으로 세이프가 됐다. 결국 내야 안타가 됐고 강민호와 전준우의 안타가 터지면서 2점으로 연결됐다.
두산에게도 행운은 따라왔다. 0-2로 뒤지던 4회말 공격 2사 만루서 손시헌의 적시타로 2점을 뽑아 동점을 이룬 뒤 계속된 2사 1, 3루에서 임재철의 안타가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가 되면서 적시타가 됐다. 제대로 맞지 않은 뜬 타구로 2루수와 우익수가 손을 쓸 수 없는 안타였다. 일명 텍사스 안타.

양팀은 이후에도 한 차례씩 행운의 안타를 주고 받았다. 6회말 1사 만루에서 두산 고영민이 방망이가 깨지면서도 3-유간으로 빠지는 코스 안타를 터트렸다. 5점째를 뽑는 안타로 역전타 였다.

하지만 롯데의 운도 만만치 않았다. 4-5로 뒤진 7회초 2사 2루에서 조성환이 2루수와 중견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를 날려 2루주자 손아섭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5-5 동점을 만들고 9회 재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롯데의 행운은 9월30일 2차전서도 계속됐다. 1-1로 맞선 7회초 전준우가 2루수 키를 넘어가는 행운의 안타를 만들었다. 변화구에 타이밍 늦자 배트 컨트롤로 맞춰서 안타로 연결했다. 행운도 따랐고 전준우의 변화구 대처 능력도 돋보였다.
이어 승부를 결정짓는 연장 10회초 공격서도 롯데의 ‘빗맞은 안타 시리즈’는 연출됐다. 선두타자로 나선 김주찬이 두산 구원투수 정재훈으로부터 우중간에 떨어지는 텍사스 안타로 출루, 공격의 물꼬를 텄다. 결국 1사 1, 2루에서 이대호가 스리런 홈런을 작렬, 2차전 승리의 디딤돌이 됐다.
올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폭투, 몸에 맞는 볼 등 의외의 변수들이 승패로 연결되는 가운데 빗맞은 안타도 예측 불허의 승부를 만들고 있다. 현재까지는 두산 보다는 롯데 쪽에 더 운이 따르고 있다.
sun@osen.co.kr
<사진1>1차전 선취 득점의 발판이 된 빗맞은 3루 땅볼 타구를 1루 슬라이딩으로 안타로 만든 홍성흔이 공필성 주루 코치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2>1차전 7회 2사 2루에서 텍사스 안타로 동점타를 때린 조성환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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