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로이스터, 3차전 장원준 대신 이재곤 선발, 왜?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10.01 14: 54

예상치 못한 2연승에 승장 감독의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그리고 예상과 다른 카드를 뽑으며 3연승, 스윕 시리즈 욕심을 냈다.
롯데 자이언츠 제리 로이스터(58) 감독이 2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 선발투수로 우완 사이드암 이재곤(22)을 최종 선택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지난달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1차전 시작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발 송승준이 컨디션이 안 좋으면 3,4선발인 장원준과 이재곤을 투입할 수도 있다"고 말하며 3선발은 장원준이라고 넌지시 암시했다.

그리고 장원준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앞서 오후 4시경 3루측 불펜에서 양상문 투수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불펜 투구를 했다. 장원준은 보통 선발 등판 이틀 전 불펜 투구를 한 만큼 당연히 2일 사직 3차전 롯데 선발 투수로 모두가 생각했다. 이재곤은 이 시간까지 불펜 피칭을 하지 않은 상태였다. 롯데 선수들 역시 장원준이 3선발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차전 승리를 거둔 뒤 기자회견장에서 로이스터 감독은 "3차전 선발을 놓고 장원준과 이재곤을 놓고 고민중"이라며 "나도 정말 잘 모르겠다. 투수 코치와 상의 후 내일 발표하겠다"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그렇다면 로이스터 감독은 왜 장원준 대신 이재곤 카드를 뽑았을까. 이재곤은 두산만 만나면 마운드 위 '거인'이 된다.
이재곤은 올해 정규 시즌 22경기에 등판해 8승3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했다. 그의 최대 무기는 꿈틀꿈틀 춤을 추며 들어오는 싱킹 패스트볼이다. 특히 우타자 몸쪽으로 휘어져 들어오며 살짝 가라 앉아 우타자를 상대로 매우 유용하다. 그러나 이재곤의 싱커는 공 끝의 움직임이 좋아 좌타자를 상대로도 빛을 발한다.
이재곤은 두산을 상대로 4차례 등판해 22⅓이닝을 던져 3승무패 평균자책점 4.84를 마크했다. 구원 등판 1번을 제외한 선발 등판 3번 모두 승리를 거두며 곰 잡는 거인으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이재곤은 지난 8월 3일 잠실 두산전에서 삼진 3개를 곁들여 4피안타 1사사구 1실점(1자책) 데뷔 첫 완투승을 거뒀다. 21일 사직 두산전에서도 7⅔이닝 동안 삼진 3개를 솎아내며 7피안타 2사사구 3실점(3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9월 11일 사직 두산전에서 5이닝 11피안타 3사사구 9실점(8자책)으로 난타를 당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날 우천으로 경기가 30분 이상 지연됐고, 1회말 첫 실점도 수비 실책으로 헌납했다. 물론 3회에는 집중 4안타를 맞고 3실점했고, 5회 4실점을 하는 과정에서 3점홈런을 허용한 유재웅이 이번 시리즈 엔트리에 없다. 3차례 모두 후반기에 등판해 승리를 거뒀다는 점이 마운드에 오르는 투수에게 큰 자신감이다.
물론 두산 타자들에게 모두 강한 것은 아니다. 김현수에게 9타수 4안타, 김동주에게 10타수 3안타, 이번 시리즈 타격감이 좋은 임재철에게는 3타수 2안타, 정수빈에게도 4타수 2안타로 고전했다. 그러나 이종욱에게는 8타수 2안타, 고영민을 상대로는 8타수 무안타로 꽁꽁 묶는 등 '테이블세터'진은 확실히 묶었다. 여기에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5타자(김현수, 김동주, 양의지, 최준석,이성열)를 상대로 피홈런은 한 개도 없다.
이재곤이 3차전 선발로 등판할 수 있을 가능성은 2차전이 열린 지난달 30일 오후 9시를 넘어 짐작할 수 있었다. 이날 양팀은 1-1로 정규이닝을 마무리하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그러자 롯데 불펜에서는 이재곤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경기 후 로이스터 감독은 "이재곤이 몸을 푼 것은 이날 중간계투로 등판하려고 한 것 아니라 2일 사직 3차전 선발을 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 4경기에 등판해 20⅓이닝 동안 피홈런 4개 37안타 23실점(20자책) 평균자책점 8.85로 부진한 장원준을 대신해 이재곤을 3선발로 쓴 것이 통계상으로, 상식적으로도 잘한 결정이라는 의견이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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