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2순위로 선발됐지만 실력만큼은 1순위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
안양 한국인삼공사의 '신인루키' 이정현(23, 포워드)의 목표가 당차다. 차기 시즌을 앞두고 신인왕에 대한 도전 의식을 숨기지 않고 있는 것.
지난 2월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한국인삼공사의 전신인 KT&G에 2순위로 선발된 이정현은 1일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우리 팀이 부진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를 것이다. 내 존재를 각인시키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현은 당시 KT에 전체 2순위로 지명된 뒤 미리 합의됐던 트레이드에 의해 KT&G로 곧바로 소속을 옮겼다.

이정현이 이런 자신감을 내비칠 수 있는 까닭은 최근 한국인삼공사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상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이상범 감독의 신뢰 속에 주전으로 기용되고 있는 이정현은 과감한 돌파와 슈팅으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 SK와 평가전은 이정현의 가능성을 확인한 무대였다. 비록 소속팀은 73-95로 완패했지만 이정현은 27점을 몰아넣으면서 매서운 득점력을 뽐냈다. 특히 3점 슛 8개를 던져 4개를 성공시키는 등 정교한 외곽 슛까지 과시했다. 올 시즌 저조한 공격력이 우려되는 한국인삼공사에는 반가운 활약이다.
스티브 영(61) 코치는 이정현에게 높은 평가를 아끼지 않고 있다. 올 시즌 어린 선수들을 조련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겠다는 영 코치는 "선수들의 바스켓볼 IQ, 게임 이해도, 기술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정현의 기량 향상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물론, 이정현이 신인왕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팀 동료이자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 박찬희(23, 가드)가 그 주인공. 박찬희는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로 선발되는 등 신인왕 후보에서 이정현에 비해 한 발 앞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이정현은 이런 평가를 한 번에 날려버리겠다는 각오다. 이정현은 "프로에 입문하면서 몸 관리를 새롭게 배웠다. 살면서 내 몸에 이렇게 신경을 쓴 것은 처음이다. 프로의 마인드를 배웠다"면서 "비록 2순위로 선발됐지만 실력만큼은 1순위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현의 이런 반응에 가장 흐뭇한 것은 이상범(41) 감독. 이상범 감독은 "박찬희와 이정현 중 한 명이 신인왕이 될 것 같다. 경쟁을 통해 두 선수가 모두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stylelomo@osen.co.kr
<사진> 2010 KBL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KT에 지명된 이정현. 곧바로 미리 예정됐던 트레이드에 의해 KT&G로 소속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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