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구위 절정' 홍상삼, 구원군이 될 것인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0.02 07: 07

산술적으로 12.5%에 5전 3선승제 중 2연패 후 3연승은 1996년 플레이오프에서의 현대와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SK가 보여준 단 두 차례에 불과하다. 4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위기에 놓인 두산 베어스의 현 상황이다.
 
위기에 놓인 팀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로 나서는 3년 차 우완 홍상삼(20)이 구할 수 있을 것인가. 지난해 9승을 올리며 두산 선발진의 샛별로 떠오른 동시에 신인왕 후보로도 이름을 올렸던 홍상삼은 올 시즌 4승 3패 평균 자책점 6.42에 그쳤다.

 
시즌 초 팔꿈치 통증으로 인해 좀처럼 구속을 끌어올리지 못하며 1,2군을 오락가락했던 홍상삼은 최근 들어 직구 구위를 확실히 되찾았다. 최고 구속이 140km대 초반에 그쳤던 시즌 초와 달리 최근에는 152km로 자신의 직구 최고 구속 기록을 넘어섰다.
 
이는 올 시즌 롯데전서 1승 1패 평균 자책점 9.82에 그친 표본을 무색하게 하기 충분하다. 지난 5월 8일 사직 롯데전서 3이닝 8피안타 11실점(7자책)으로 완전히 무너졌던 홍상삼은 9월 12일 잠실 롯데전에서 6이닝 3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선발승에 성공했다. 그 사이 그의 직구 평균 구속은 10km 이상 부쩍 상승했다.
 
최근 홍상삼의 구위는 팀 내 최고 수준. 9월 27일 잠실 합동훈련에서 불펜 피칭에 나선 홍상삼은 연신 포수 미트에 펑펑 소리를 일으키며 윤석환 투수코치의 칭찬을 유도했다. 그와 함께 홍상삼은 일찌감치 3차전 선발로 낙점되었다.
 
두산을 상대로 3승 무패 평균 자책점 4.84를 기록한 맞대결 상대 이재곤을 감안하면 홍상삼의 등판이 다소 힘겨워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홍상삼에게 사직구장은 약속의 땅. 2009년 5월 1일 5이닝 1실점투로 데뷔 첫 승을 거둔 곳이 사직구장이며 그 해 10월 2일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는 6⅓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선수 본인 또한 그 때를 돌이켜보며 "조성환 선배의 타구에 손을 직격당하지 않았더라면 7이닝 소화도 가능했을 정도다"라는 말로 호기로움을 숨기지 않는다. "계투보다 선발 보직이 집중력에 더욱 도움이 된다"라는 이야기를 서슴지 않을 정도로 주목도가 높은 경기를 즐기는 홍상삼의 포스트시즌 성적은 3경기 1승 무패 평균 자책점 1.42. 표본이 적은 편이지만 지난해 팀의 플레이오프 패퇴에 가려졌을 뿐 분명 그는 제 몫을 했다.
 
직구 구속이 크게 올랐음은 또 하나의 무기인 포크볼 구사에도 도움을 준다. 초반 직구와의 속도 편차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몰릴 경우 난타당하는 경우가 많았더라면 이제는 15km 이상의 구속 차가 난다. 적어도 타이밍 싸움에서는 시즌 초보다 우위에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단 위험 요소도 충분하다. 홍상삼의 셋포지션 시 투구 속도는 1.20초 이내로 굉장히 빠른 편. 그러나 허리를 빠르게 돌려 던져 밸런스 붕괴 위험을 갖는 그의 투구와 주자가 있을 경우 용이한 도루 저지를 위해 오른발을 약간 앞으로 빼는 포수 양의지를 감안하면 폭투 속출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실제로 양의지는 9월 29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켈빈 히메네스의 낮고 빠른 공을 블로킹하지 못해 뒤로 빠뜨리는 실수를 범하며 주자의 추가 진루를 허용, 실점을 자초하기도 했다. 김일권 본지 해설위원은 "빠른 직구가 낮게 날아들었을 때 이에 반응하는 속도가 늦어 블로킹 타이밍도 늦었다"라며 큰 경기 경험이 전무했던 양의지의 플레이를 지적했다. 주자 출루 시 홍상삼이 포크볼을 얼마나 잘 제구하느냐와 양의지가 블로킹을 얼마나 잘 소화하느냐가 관건이다.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홍상삼은 "야구 만화 주인공들처럼 멋있게 던져보고 싶다"라는 꿈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큰 경기에서의 호투를 꿈꾸며 자신감을 비추던 '파이터형 투수' 홍상삼의 어깨에 두산의 시즌 명운이 달려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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