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수(22, 인천 유나이티드)가 '특별한 득점왕'에 도전한다.
"득점왕에 도전하고 싶다" . 지난 9월 26일 전북 현대와 경기를 마치고 유병수가 한 말이다. 22살의 어린 선수라는 것만 생각한다면 허무맹랑할지 모르지만 최근 경기력이라면 득점왕은 떼 논 당상이고 달성하기 힘들다는 '20골 득점왕'까지 노려볼 수 있다.
28년 역사의 K-리그에 '20골 이상' 득점왕은 한 손에 꼽을 수 있다. 1990년에 조긍연(포항제철)이 38경기서 20골을 터트린 것을 시작으로 1994년 윤상철(LG)이 28경기 21골, 2003년 김도훈(성남) 40경기 28골, 지난해 이동국(전북)의 27경기 20골까지 총 4 명이다. 그만큼 '20골' 득점왕은 특별한 존재다.

또한 지난 시즌 유럽축구에서도 20골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모두 한 손에 꼽힌다. 세계 3대 리그라 칭해지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이탈리아 세리에 A도 지난 시즌 정규리그서 20골 이상을 터트린 선수는 각각 5명, 4명, 2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그들은 팀당 38경기씩 치른다.
그런 특별한 득점왕에 2년 차 유병수가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유병수는 21경기에 출장해 17골을 기록하고 있다. 경기 당 0.81골이라는 놀라운 수치는 남은 7경기서 유병수가 충분히 20골을 넘길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게끔 한다.
유병수는 허정무 감독이 인천 부임 이후 최상의 골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첫 경기서 무득점에 그쳤지만 다음 4경기에서는 4골을 터트렸다. 이 기간 동안 골폭풍을 몰고 다닌 유병수는 어느덧 득점 2위 에닝요와 차를 4골로 벌였다. 아직 남은 경기가 7경기나 되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지만, 최근의 페이스라면 유병수의 승리는 확실해 보인다.
최근 좋아진 골감각에 대해 유병수는 "감독님께서 공격수가 골을 넣어야 하는 상황에 대해 많은 부분을 가르쳐 주시고 있다"면서 "감독님의 가르침을 머릿속에 넣고 좋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공을 허 감독한테 돌렸다.
이제 유병수의 목표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그냥 득점왕이 아닌 '특별한' 득점왕이 되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입증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대표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다. 이에 유병수는 "국가대표에 대해 큰 욕심은 없지만 계속 골을 넣는다면 국가대표에도 뽑히지 않을까"라며 약간의 기대감도 나타냈었다.
두 번째는 팀의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이다. 인천은 현재 9위이지만 7위 수원 삼성에 비해 2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남은 경기서 최선을 다한다면 6강 PO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다.
데뷔 2년 차에 불과한 어린 선수의 K-리그 '특별한' 득점왕 도전기에 관심을 한 번 기울여 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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