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골-골대 불운' 김신욱, “해트트릭이 아깝다”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0.10.02 18: 03

“해트트릭을 한 번도 하지 못했거든요. 오늘은 해트트릭을 하는 줄 알았는데 아깝게 놓쳤어요. 제 실수였죠. 조금만 침착했다면...”.
얼굴에 환한 미소가 흘렀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아쉬움도 있었다. 울산 현대의 스트라이커 김신욱(22)이 3일 오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쏘나타 K리그 2010 24라운드 대전 시티즌과 원정 경기에서 홀로 2골을 터트리며 5-1 대승을 이끌었다. 후반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던 울산의 4연승이었다.
이날 김신욱은 수비수 출신이라는 과거가 믿겨지지 않는 대활약을 펼쳤다. 전반 3분 상대 수비가 떨어지자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트리더니 전반 29분에는 고창현의 코너킥을 감각적인 헤딩으로 추가골을 뽑아냈다. 유일한 흠은 후반 4분 고슬기가 만들어낸 찬스에서 대전의 골망이 아닌 골포스트를 때린 슈팅이었다.

김신욱은 “해트트릭을 한 번도 하지 못했거든요. 오늘은 해트트릭을 하는 줄 알았는데 아깝게 놓쳤어요. 제 실수였죠. 조금만 침착했다면...”하면서 “작년은 수비수로 뛰고 싶었다. 그런데 이제는 공격수인 것 같다. 모든 게 공격수라는 느낌이다”면서 “연습할 때 수비를 보려니 어색하더라고요”라고 미소를 지었다.
김신욱의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슈팅의 날카로움에 있다. 헤딩에만 의존했던 김신욱은 올 시즌 벌써 3골이나 ‘발’로 터트렸다. 이에 대해 김신욱은 “헤딩골만 많이 넣어서 슈팅 연습을 많이 했어요. 그 효과를 본 것 같아요. 첫 골도 그저 슈팅을 때린다는 느낌이었는데 득점으로 연결됐어요. 사실 잘 기억도 안 나요”라고 말했다.
김신욱이 살아나니 울산의 공격도 날카로워졌다. ‘수비 그리고 역습’이 전부라고 평가받으면서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울산이 연승을 질주하고 있는 것도 묘하게 같은 시기다. 김신욱은 “경남전을 앞두고 (오)장은이 형을 중심으로 모든 팀 동료가 마음 속 이야기를 전부 털어놨죠. 더욱 공격적으로 가자고 약속을 했어요. 그러니 영화처럼 잘 풀리기 시작했어요”라고 말했다.
당연히 김호곤 울산 감독도 김신욱의 활약상에 만족하는 분위기다. 그저 헤딩만 기대했던 김신욱이 어느새 뜸직한 골잡이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김호곤 감독은 “김신욱이 많이 발전했다. 그 동안 김신욱을 교체 선수로 활용했는데 이제는 우리 팀 주전이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신욱도 “요새 감독님이 특별한 주문이 없다. 경기력도 좋아지니 공격에서는 내 몫을 한다고 믿어주시는 것 같다”고 화답했다.
물론, 김신욱에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득점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신욱도 이런 약점을 잘 알고 있는 눈치.
김신욱은 “아직 부족한 게 많아요. 헤딩도 부족한 걸요. 순발력도 좀 부족하고 점프력과 체공 시간을 키우려고 노력해요. (정)성훈이 형처럼 붕~떠서 밀어주는 플레이도 하고 싶어요. 세트 플레이를 놓치는 경우가 많거든요. 형들이 제 키에 헤딩만 잘하면 프리미어리그에 간데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tylelom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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