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벌룬은 계속 설치 할 것이다. 다만 위치는 경기장 외야 밖으로 설치해 다시는 안으로 들어오지 않도록 하겠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발생한 애드벌룬 해프닝에 대해서 계속 유지하되 위치를 조정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6회말 2사 후 롯데 전준우의 타석에서 좌측 높이 뜬 타구가 외야 상공 높이 떠있던 애드벌룬을 맞고 떨어져 아웃 처리된 것이다. 애드벌룬을 맞았지만, 안타가 될 수 있었던 타구라는 점에서 논란이 일어났다.
두산 투수 레스 왈론드의 직구를 받아친 전준우의 타구는 좌측으로 높이 떴다. 두산 좌익수 김현수는 포구 위치를 잡고 공을 잡을 준비를 했다. 그러나 바람을 탄 타구는 좌측 외야의 애드벌룬을 맞고 굴절돼 페어지역으로 떨어졌고 전준우는 2루까지 진출했다.
그러나 규정상 전준우의 타구는 아웃 처리가 됐다. 두산 코칭스태프에서 먼저 어필을 했고 심판합의하에 아웃 처리를 최종 결정했다. 이에 롯데에서도 항의를 해 한동안 경기가 중지됐지만 결국 받아들여 경기는 속개됐다.
심판진은 공식적으로 '좌익수 상공의 깃발에 맞는 타구로 야수가 잡을 있는 타구로 판단, 심판진의 재량으로 아웃 선언을 한다'고 설명했다. 오후 4시17분부터 중단된 경기는 8분간 지연된 뒤 4시25분부터 속개됐다.
축제의 장에 흥을 띄우기 위해서 거금을 들여 설치한 애드벌룬이 한 순간에 애물단지가 되자 KBO도 몹시 난감해했다.

정금조 KBO 운영팀장은 2일 밤 OSEN과 전화통화에서 "원래 경기장 밖에 설치를 했는데 바람을 타고 경기장 안으로 들어왔다"며 "경기 중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또 "사고 직후 곧바로 조치를 취해 외야 담장 밖으로 애드벌룬을 뺐다"고 말했다.
남은 경기에서도 계속해서 애드벌룬을 설치할 것인지에 대해 묻자 "KBO도 축제의 마당에 분위기를 띄우려는 의도에서 기획한 애드벌룬이 대형 사고를 친 것에 난감해했다"며 "애드벌룬은 계속 설치할 것이다. 다만 위치는 경기장 밖으로 고정할 것이다. 앞으로 더욱 더 신경 쓰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전에도 몇 차례 타구가 애드벌룬을 맞은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994년 4월13일 쌍방울-해태의 전주 개막전에서 해태 이병훈의 타구가 좌측 애드벌룬을 맞았는데 당시 타구는 홈런으로 인정됐다.
두 번째 케이스는 이날과 같은 경우였다. 지난 1995년 4월15일 한화-OB의 대전 개막전에서 OB 김형석의 타구가 좌측 상공의 애드벌룬을 맞혔는데 심판진에서는 '야수가 잡을 수 있는 타구'로 판단, 뜬공으로 처리된 바 있다. 이날 전준우의 타구도 두 번째 사례가 적용된 케이스로 볼 수 있다.
예상치 못한 사고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까지 오른 애드벌룬. 야구팬들의 뇌리에는 하늘에 떠있는 애드벌룬이 아니라, 2010년 10월 2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 애드벌룬도 색다른 추억으로 새겨질 듯 하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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