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개월 간 일일극 여주인공으로 살았던 배우 김소은이 작품을 끝내며 "마치 두꺼운 겨울 코트를 벗은 기분"이란 말로 소감을 전했다.
그만큼 춥기도 무겁기도 했던 자리였나 보다. 김소은은 지난 1일 종영한 KBS 1TV 일일연속극 '바람 불어 좋은 날'에서 똑순이 어린 새댁 '오복이'로 열연했다. 데뷔 후 제대로 된 주연은 처음이었다. 이민호-구혜선 주연의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 속 가을이로 이름을 알렸던 김소은은 영화와 드라마 몇 작품을 거치며 꾸준한 걸음을 계속했다. 그리고 따낸 첫 주인공이 바로 '오복이'였다.
"첫 주연요? 부담스러웠죠. 작품 끝내고 나니 마치 겨울 코트를 벗은 기분이에요. 섭섭하기 보단 시원해요"라는 말로 한 드라마의 주인공을 맡았던 힘든 속내를 드러낸다. "힘들어도 다음 작품에도 또 주인공 하고 싶죠?"라고 묻자 "그럼요!"라고 답하며 깔깔 웃는다. 드라마 속에서 울며불며 마음 고생했던 오복이는 없었다. 당차고도 유쾌한 영락없는 22살 아가씨만이 앉아 있었다.


▲ KBS 일일극 치고는 시청률 성적이 좋지 않았다. 여주인공으로서 신경 쓰이지 않았나?
부담이 안됐다면 거짓말이다. 그래도 너무 연연하다 보면 작품에 제대로 몰입할 수 없을 것 같아 의도적으로 신경을 안 쓰려 했다. 배우들끼리도 어쩌다 시청률 얘기가 나오면 '하지 말자'며 화제를 돌리곤 했다. 끝날 때가 되니까 갑자기 올라서 아쉽다. 우리들끼리 '시청률도 올랐는데 연장할까?'하는 우스갯소리를 했다.
▲ 이번 작품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시간에 쫒기다 보니까 표현할 수 있는 것을 100% 다하지 못한 것 같다. 옷 갈아입을 시간도 없이 촬영이 긴박하게 진행됐고, 쪽대본이 나오다보니 아무래도 완성도가 떨어지지 않았을까 싶다.
▲ 어린 새댁 역할이라 그런지 예쁜 옷도 못 입고 화장도 제대로 못하고 나왔다. 다음 작품엔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
특별히 어떤 역할, 어떤 캐릭터다 정해놓은 건 없다. 이런 저런 역할을 모두 해보고 싶다. 다만 청춘 멜로물을 하고 싶단 생각은 있다. 유쾌하면서도 가슴 찡한 멜로 연기가 욕심난다.
▲ 그렇다면 악녀, 팜므파탈 역할은 어떤가?
그건 좀 더 이따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하하하. 아직은 좀 착하고 순한 이미지를 갖고 가고 싶은데... 그런데 악녀 캐릭터는 꼭 한번 해봐야 하는 것 같다. 그 연기가 착한 역할 보다 훨씬 어렵지 않나. 잘 하면 멋있는 연기라고 생각한다.
▲ 공교롭게도 동시간대 같은 소속사 조윤희 씨와 경쟁을 벌였다. '황금물고기'도 선전했는데, 신경 쓰이지 않았나?
하하하. 원래 윤희 언니랑 연락도 자주 하고 잘 지냈는데, 경쟁 상대가 되면서 소원해진 것 같다.(농담) 솔직히 신경이 안 쓰였다면 거짓말이다. 라이벌 의식이 생겨 상당히 긴장됐다. 이제 작품 끝났으니 다시 연락하고 지내야지. 하하하.

인터뷰를 마치며 이제 여유가 생겼는데 뭘 가장 하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여행'이란다. 드라마 촬영 때문에 여름휴가 한번 다녀올 틈이 없었던 김소은은 어디든 훌쩍 떠났다 오고 싶다고 했다. 옆에 있던 매니저 들으라고 "오빠에겐 비밀로 하고 몰래 갔다 와야겠죠?"라며 눙치는데 장난기도 가득 묻어났다.
issue@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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