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4차전] '결승타' 용덕한, 2년 연속 '개천절 사나이'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0.03 18: 16

꼭 1년 전 같은 장소다. 타격에서 기대치가 떨어졌던 한 수비형 포수는 2009년 개천절 사직에서 결승타 포함 3타점을 올리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었고 이듬해에는 4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을 높이는 적시타를 쳤다. '용포' 용덕한(29. 두산 베어스)이 1년 만에 천금같은 결승타를 재현하며 준플레이오프 성패의 추를 평행으로 맞췄다.
 
용덕한은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허리 근육통을 호소한 양의지를 대신해 3회부터 교체 출장, 2-2로 맞선 6회초 1사 2루서 좌익수 방면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3-2 리드를 견인했다. 팀은 11-4로 승리하며 2연패 후 2연승으로 상승 분위기를 탄 채 5일 잠실에서의 5차전을 준비하게 되었다.

 
2004년 두산에 입단한 뒤 지난해 상무 제대 후 팀에 복귀한 용덕한은 올 시즌 20홈런을 작렬한 신예 양의지에 밀려 최승환과 함께 1,2군을 오가며 43경기 1할3푼6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79경기서 2할4푼6리 1홈런 14타점을 올렸던 데 비하면 확실히 하락한 성적표.
 
그러나 2009년 10월 3일에는 그가 주역이었다. 용덕한은 지금으로부터 꼭 1년 전 부산 사직구장서 벌어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9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 4-1로 앞선 3회 2사 만루서 주자일소 3타점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려내며 9-5 승리에 공헌했다. 이 승리로 팀은 준플레이오프 전적 3승 1패로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타구가 비슷한 곳으로 향했다. 용덕한은 1사 2루에서 배장호의 2구 째를 끌어당겨 좌익수 손아섭이 잡을 수 없는 외야 빈 곳으로 안타를 때려냈다. 수비는 좋지만 확실한 타격 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을 받았던 용덕한이 터뜨린 이변의 적시타로 1년 전 2루타의 희생양 또한 배장호였다. 오묘한 우연의 일치.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엔트리 포함에 대해 "제가 뭐 하는 게 있나요. 투수들 공 잘 받아주고 열심히 하는 게 임무인데"라며 겸손하게 이야기했던 용덕한. 그는 '지면 끝장'인 순간 시즌 100안타보다 더 값진 1안타로 팀을 살렸다.
 
farinelli@osen.co.kr 
 
<사진> 3일 부산 사직 경기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4차전'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 경기 6회초 1사 2루 용덕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1루에 귀루하고 있다./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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