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4차전] '개천절 사나이' 용덕한, "버스 오르니 생각나더라"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0.03 19: 10

"경기장에서는 모르고 있다가 버스에 오르는 순간 '아, 1년 전에도 상 탔었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1년 전 똑같은 날짜에 똑같은 장소에서 결승타를 작렬했고 경기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되었다. '용포' 용덕한(29. 두산 베어스)이 결승타의 희열을 마음껏 누렸다.

 
용덕한은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서 허리 근육통을 호소한 양의지를 대신해 3회부터 교체 출장, 2-2로 맞선 6회초 1사 2루서 좌익수 방면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3-2 리드를 견인했다. 팀은 11-4로 승리하며 2연패 후 2연승으로 상승 분위기를 탄 채 5일 잠실에서의 5차전을 준비하게 되었다.
 
2004년 두산에 입단한 뒤 지난해 상무 제대 후 팀에 복귀한 용덕한은 올 시즌 20홈런을 작렬한 신예 양의지에 밀려 최승환과 함께 1,2군을 오가며 43경기 1할3푼6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79경기서 2할4푼6리 1홈런 14타점을 올렸던 데 비하면 확실히 하락한 성적표.
 
그러나 2009년 10월 3일에는 그가 주역이었다. 용덕한은 지금으로부터 꼭 1년 전 부산 사직구장서 벌어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9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 4-1로 앞선 3회 2사 만루서 주자일소 3타점 좌익선상 2루타를 때려내며 9-5 승리에 공헌했다.
 
이 승리로 팀은 준플레이오프 전적 3승 1패로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던 바 있다. 용덕한은 1년 전처럼 이번에도 4차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어 현금 100만원 및 부상을 받게 되었다.
 
경기 후 용덕한은 "특별히 기쁜 것은 없다. 내 안타가 나왔어도 3-2 한 점차였고 롯데 타선이 강해서 안타를 치고 나갔을 때 큰 감흥은 없었다"라며 "1사 2루 상황에서 잠수함 투수의 공을 잘 친 기억이 없었다. 큰 것 한 방보다는 짧게 친다는 느낌이었는데 커브가 몰려서 들어와 당겨쳤다"라는 말로 결승타 상황을 설명했다.
 
투수들과의 호흡에 대해 용덕한은 "맞아도 큰 것 보다 단타를 맞는다는 생각으로 투수를 리드했다. 특히 롯데 타자들이 변화구 공략을 잘해 변화구 투수가 올라도 변화구보다 몸쪽 직구 리드 비율을 높였다"라고 이야기한 뒤 "특히 포크볼이 좋은 정재훈과 호흡을 맞출 때는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볼배합을 보여줬다"라고 이야기했다.
 
"(양)의지가 우리팀 주전 포수인 만큼 백업으로서 투수와 야수를 추스르는 역할을 하겠다"라며 각오를 밝혔던 용덕한은 뒤늦게 숙소로 향하는 길에 1년 전과 비슷한 활약을 했음을 떠올렸다.
 
"경기장에서 하이파이브를 하고 빠져 나올때까지도 모르고 있었다. 그러다 버스에 올라 숙소로 향하는 순간 '아, 지난해 개천절 때도 3타점 2루타 치고 MVP가 되었었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별한 감회가 있었냐고? 날짜에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
 
farinelli@osen.co.kr
 
<사진>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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