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계가 아이돌 그룹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솔로가수들이 심각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맞서는 방법으로 듀엣 등 다양한 전략도 속속 마련해야 하는 실정이다.
최근 컴백한 솔로가수 A씨는 한동안 예능 프로그램 섭외가 없어 당황해야 했다. 겨우 몇 년 전만 해도 새 앨범을 내면 가요 프로그램 및 예능 프로그램 스케줄이 물밀듯 들어왔으나, 최근에는 거의 모든 예능 자리를 아이돌 가수들이 차지한 상태다. 라디오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 DJ는 물론이고 고정 게스트까지 거의 대부분 아이돌 그룹 멤버들 차지다.
또 다른 솔로가수 B씨도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 음악 프로그램에 나가고는 싶지만, 아이돌 그룹이 아니면 뚝 떨어지는 시청률 때문에 섭외가 쉽지 않다. 어쩔 수 없이 심야 음악 프로그램에만 나가기로 한 B씨의 한 관계자는 “본의 아니게 실력파 가수가 되어간다”고 씁쓸해 했다.

MBC ‘쇼!음악중심’, KBS ‘뮤직뱅크’, SBS ‘인기가요’ 등 음악프로그램은 이미 아이돌 천국이 된 상태. 출연진의 90% 이상이 아이돌 그룹이다 보니 가수들 사이에선 “제목을 ‘아이돌 중심’, ‘아이돌 뱅크’, ‘아이돌 가요’로 바꿔야 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솔로가수들이 아이돌의 ‘힘’을 빌리고 있는 상태. 백지영이 2PM의 택연과 ‘내 귀의 캔디’로 큰 효과를 본 이후, 솔로가수 활동에는 아이돌 가수의 피처링이 필수 항목으로 자리잡았다. 실제로 혼자 컴백하는 것보다 피처링 및 듀엣이 훨씬 큰 홍보 효과를 누리기도 한다. 최근에는 세븐이 탑, 임정희가 조권, 성시경이 아이유와 호흡을 맞춰 큰 이슈를 낳은 바있다.
한 가요관계자는 “컴백을 앞둔 거의 모든 솔로 가수들이 아이돌 가수들과 듀엣 등을 기획 중”이라면서 “대중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해선, 혼자 무대에 서는 솔로 컴백만으론 모자라다는 게 대체적인 예상”이라고 전했다.
아이돌 가수의 피처링 없이 최근 혼자 컴백한 솔로 가수 A씨도 “정말 가요계가 많이 달라진 것을 실감한다”면서 “다른 음악도 좀 사랑받을 수 있을 때까지 여러 전략을 쓰면서 꿋꿋하게 버티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rinny@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