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선정성 논란, 야한 눈으로만 보기엔…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0.10.05 08: 42

 
최근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가요계 선정성 논란에 대해 가요제작자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제대로 된 기준도 없는 마구잡이식 논란들이 가요계 표현의 수위를 낮추고 차별화된 퍼포먼스를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방송사들은 선정성에 과민해지기 시작했다. 여가수들은 몸을 거의 노출시키지 못하도록 옷을 덧대 입게끔 조치했으며, 야하다고 판단되는 춤 동작을 금지시켰다. 남자 가수들이 복근 드러내는 장면을 클로즈업 해 시청률을 올리던 방송사들은 최근 걸그룹 레인보우가 상의를 살짝 들어올리자 즉각 이를 금지시키는 아이러니를 연출하기도 했다.

 국회에서도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안형환(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4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걸그룹의 선정적인 옷차림 등을 문제 삼았다.
 가요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인기 걸그룹 제작자 A씨는 “우리나라 가요는 이제 더 이상 우리나라의 것만이 아니다. 방송 무대를 전 아시아인이 다 보고 있다. 스스로 표현의 수위를 낮추고, 무대의 틀을 고정해버리면 결국 국제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동안 힘들게 닦아온 해외시장을 모두 져버릴 셈인가”라고 한탄했다. 또 다른 제작자 B씨도 “한국 대중이 노골적인 건 싫어하기 때문에, 결국 심각한 선정성은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괜히 나서지 말고, 시장을 믿고 맡겨둘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섹시가수 C씨는 “불과 몇 달전만 해도 아무렇지도 않게 전파를 타던 의상이나 춤을, 갑자기 금지시키고 수정을 요구하니 정말 황당하다”면서 “문제가 있다면 당연히 팬들 반응을 살펴서 먼저 수정을 할텐데, 무조건 못하게만 하니 갈수록 표현의 자유가 줄어드는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편 지난 4일 국회에서 안 의원은 상당수의 그룹 멤버들이 초과근로를 하고 있다며 인권을 운운하기도 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청소년 연예인 혹은 지망생 103명을 조사한 결과 35.9%는 하루 8시간 이상, 10.3%는 주당 40시간 이상의 초과근로를 하고 있다.
 이 역시 가요계는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보이그룹 제작자 D씨는 “신인 때부터 완벽한 실력을 갖추고 데뷔하는 한국 아이돌이 아시아 시장을 석권하자 해외에서는 우리나라의 체계적인 조기 트레이닝 시스템을 배우려 혈안이 돼있다”면서 “그런데 정작 국회에서는 트레이닝 및 예술활동과 노동도 구분을 못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ri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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