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굴해도 어쩔 수 없어요. 너무 무서웠어요".
2006년 이후 첫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두산 베어스의 좌완 이현승(27)이 가르시아와 맞닥뜨린 장면을 떠올리면서 겸연쩍게 웃었다.
이현승은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 앞서 지난 3일 4차전에서 롯데의 외국인 타자 가르시아와 눈이 마주친 장면을 떠올린 후 "정말 무섭더라"고 고백했다.

이현승은 5회 2사 2루에서 등판, 황재균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 위기를 벗어났다. 이후 7회 1사까지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팀이 11-4로 완승을 거두는데 공헌했다. 이현승은 이날 포스트시즌 첫 승리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7회 1사에서 이현승은 좌타석에 들어선 가르시아를 맞히고 말았다. 잠시 가르시아는 걸음을 멈추고 이현승을 바라봤고 순간 긴장된 분위기가 감돌았다. 그러자 이현승이 곧바로 모자를 벗어 미안하다는 표시를 했고 가르시아도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한 채 1루로 걸어나갔다.
이에 "4년만에 포스트시즌 무대가 정말 많이 떨렸다"는 이현승은 "그런데 맞히고 나서 가르시아의 얼굴을 봤더니 더 떨리더라"고 웃었다. 이어 "가르시아가 처음 맞았을 때는 괜찮은 것 같더니 좀 있어보니 아파서 그런지 나를 노려보면서 얼굴을 찡그러더라. 정말 무서웠다"고 당시 순간을 설명했다.
이현승은 옆에서 '좀더 당당하게 맞서야 하는 것 아니냐. 비굴하다'고 농담을 하자 "어떻게 그러냐. 무서워서 그럴 엄두가 나지 않더라. 불상사 없이 그냥 그렇게 헤어지는 것이 비굴해도 더 낫다. 게다가 이겼으니까"라고 덧붙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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