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에도 기회는 있었는데 그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한국시리즈를 밖에서 봐야 했습니다".
2경기 연속 결승타를 때려낸 동시에 팀의 4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기여하며 올 시즌 한 트렌드가 된 '안경 쓴 포수'의 위력을 발산했다. 올 시즌 2군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던 '용포' 용덕한(29. 두산 베어스)이 팀을 고향 대구에서 펼쳐지는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 상대로 이끌었다. 여기에 고감도 타격으로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유효표 66표 중 45표)되며 상금 200만원 및 100만원 상댕의 VIPS 상품권을 수상했다.

용덕한은 5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 9번 타자 포수로 선발출장해 2회 상대 선발 송승준으로부터 선제 결승 좌중간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는 등 3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동시에 함께 호흡을 맞춘 선발 김선우의 5이닝 2실점 호투까지 이끌었다.
대구상고(현 대구 상원고)-동아대를 거쳐 2004년 두산에 입단한 용덕한은 수비형 포수로 팀에 힘을 보탰으나 정작 포스트시즌 출장은 군에 다녀온 뒤인 지난해가 처음이었다. 여기에는 사연이 있었다.
병역 파동 직격타를 맞았던 2005년 두산은 예상을 뒤엎고 한국시리즈 진출에까지 성공했다. 그러나 거기에 '제3의 포수'였던 용덕한의 이름은 없었다. 주전 포수 홍성흔(롯데)에 강인권(현 배터리코치)까지 버티고 있었기에 그 틈을 뚫기 힘들기도 했으나 부친을 여의면서 제 기량을 펼치기 힘들었던 데도 이유가 있었다.
"올해가 처음이에요. 2005년에 큰 무대를 밟을 기회를 노렸는데 아버지께서 돌아가셔서. 이제서야 저도 포스트시즌에 출장하네요". 지난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당시 용덕한이 밝혔던 한 마디다.
2009년 10월 3일 3타점 적시타로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던 용덕한은 지난 3일 결승 좌익수 방면 적시타를 터뜨린 데다 이번에도 선제 결승타로 두산의 4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의 일등공신 중 한 명이 되었다. 용덕한의 준플레이오프 타격 성적은 무려 6할6푼7리(9타수 6안타) 4타점. 준플레이오프에서 '미친 선수'는 용덕한이었다.
고향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전공이 아니던 방망이까지 예열한 용덕한. 백업 포수로 만족할 수 없다는 각오를 경기력으로 펼친 용덕한의 활약상에 더욱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0 CJ마구마구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5차전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2회말 1사 1,2루 두산 용덕한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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