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5차전] '5G 연속 멀히히트' 조성환의 외로운 분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0.05 22: 18

비록 패했지만 주장의 저력은 무서웠다.
롯데가 결국 '두산 미러클' 드라마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4-13으로 대패했다. 2연승 후 3연패로 무너진 롯데는 다잡았던 대구행 티켓을 두산에게 내줘야 했다. 시리즈 내내 롯데는 중심타선이 터지지 않아 고민이었다. 4번타자 이대호는 오른쪽 발목 부상 여파로 3차전부터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고, 홍성흔과 카림 가르시아도 엇박자를 내며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이 가운데 붙박이 3번타자 조성환(34)의 분전은 최종 5차전까지 이어졌다.
이날 경기에서도 조성환은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고군분투했다. 6회 무사 1·2루에서 중전 안타로 김주찬을 홈으로 불러들여 팀의 첫 번째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7회에도 2사 1루에서 좌전 안타로 찬스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그러나 후속 4번타자 이대호가 땅볼로 물러나 추가득점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그리고 9회 덕아웃에서 초조하게 자신의 타석을 기다리던 조성환은 김주찬이 3루수 직선타로 아웃되자 헬멧을 벗지 못한 채 한동안 그라운드를 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롯데는 패했지만 조성환의 분전은 단연 돋보였다. 1차전부터 5차전까지 5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터뜨리며 중심타자로 제 몫을 톡톡히 한 것이다.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20타수 10안타로 타율이 무려 5할이며 5타점까지 기록했다. 볼넷을 4개 얻어 출루율은 5할8푼3리였고 2루타도 2개나 때려내 장타율은 6할이었다. 득점권 찬스에서도 8타수 4안타로 타율 5할에다 볼넷도 3개나 얻어대는 집중력을 과시했다. 2루 수비도 매우 깔끔했다.
그러나 조성환 혼자만의 활약으로 두산을 깨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가공할 만한 위력을 보였던 이대호-홍성흔-가르시아의 침묵은 제 아무리 조성환이라 할지라도 어떻게 메울 수가 없었다. 조성환 개인적으로는 3차전에서 선제 2타점 2루타를 친 후 2루에서 견제사를 당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롯데에게 급격히 기울던 준플레이오프의 물줄기가 두산 쪽으로 서서히 틀어진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성환의 활약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2008년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4타수 2안타 타율 1할4푼3리로 부진했던 조성환은 지난해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6타수 6안타 타율 3할7푼5리로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올해 최고의 활약으로 롯데의 가을잔치를 주도했다. 비록 롯데와 조성환의 가을은 여기서 아쉽게 마감됐지만 그들에게는 희망찬 미래가 있다. 롯데와 조성환의 포스트시즌은 내년이 더 기대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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