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권의 눈(준PO 5차전)]김경문 감독의 ‘변화’가 통했다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0.10.05 22: 21

롯데가 1, 2차전서 연승하며 쉽게 끝날 것 같았던 준플레이오프가 두산이 원정지 반격 성공에 이은 홈경기 승리로 역전극으로 막을 내렸다. 롯데는 중심타선의 타격 부진, 주루 플레이 부족 등으로 역전패를 허용하고 말았다. 특히 4차전서 잔루를 무려 17개씩이나 기록하며 승을 헌납한 것이 뼈아팠다. 분위기 자체가 무너졌다. 반대로 두산은 타선의 응집력과 수비의 집중력이 되살아나며 3연승으로 역전을 이끌어냈다.
롯데는 3번 조성환은 잘했으나 이대호, 홍성흔, 가르시아 등 주축 타자들이 찬스에서 여전히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두산도 3번 김현수는 계속 부진했으나 보내기 번트 등 성실하게 작전 수행으로 제 몫을 해냈고 김동주는 5차전서, 최준석은 3차전부터 단타 위주 스윙으로 변화해 성공을 거뒀다.
무엇보다 김경문 두산 감독의 선발 라인업 교체가 승인이었다. 3차전부터 3루수로 이원석을 선발 기용, 공수에 안정을 가져온 것이 컸다. 반면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부진에 빠진 중심타선을 뚝심으로 밀어붙인 것이 패인이었다.

운명의 5차전은 선발 싸움에서 두산이 앞섰다. 두산 선발 김선우는 5이닝을 채우며 잘 버틴 반면 롯데 선발 송승준을 3회에 너무 빨리 내려갔다. 롯데는 1-9로 뒤진 6회 무사 1, 2루에서 홍성흔이 볼카운트 1-3에서 기다려야했는데 공격을 감행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작전이 없었어도 홍성흔은 공격하지 말고 볼을 기다려야했다. 상대가 흔들리는 시점으로 여기서 3점 정도만 따라갔어도 끝까지 해볼만한 상황이었다.
양팀 모두 5차전까지 치르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이 있다. 공수주 모두 생각하는 플레이가 조금 부족했다. 이제는 ‘고급야구’를 펼쳐 팬들의 높아진 눈높이에 맞춰야하는 시기이다.
 
◆이닝별 되짚어보기
▲2회말 두산 공격
하위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1사 후 임재철의 기습 번트 안타가 공격의 시발점이 됐다. 다음타자 손시헌 안타와 용덕한의 2타점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임재철의 재치있는 안타와 후속 타자들의 집중력이 좋았다.
▲3회초 롯데 공격
0-2로 뒤진 가운데 선두타자 전준우의 중전안타, 다음타자 강민호의 좌전안타 때 전준우가 3루까지 달려 세이프 돼 찬스를 만들었다. 전준우가 주저함 없이 3루까지 내달린 것은 잘한 주루 플레이였다. 두산 좌익수 김현수의 볼처리가 약간 느렸고 그 틈을 전준우가 잘 파고들었다. 하지만 전준우는 다음타자 황재균의 3루 땅볼 때 홈으로 달려든 것은 의욕만 앞선 플레이였다. 3루 땅볼로 3루수가 달려나오면서 잡은 타구로 홈으로 들어오기에는 무리였다. 무사 1, 3루나 1사 1, 3루 상황이면 항상 3루 주자는 내야 라이너성 타구를 조심해야 하고 3루 땅볼, 투수 땅볼 때 홈대시는 무리임을 주지해야 한다. 전준우가 생각하는 플레이를 하지 않는 것이 아쉽다. 계속된 찬스에서 상대 투수의 폭투로 한 점을 뽑았지만 전준우가 그대로 있었으면 동점내지는 역전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3회말 두산 공격
2-1 리드에서 선두타자 김현수의 볼넷을 시작으로 다음타자 최준석 타석 때 롯데가 선발 송승준을 내리고 우완 구원 이정훈을 올린 것이 두산에게는 호재였다. 최준석이 이정훈으로부터 중전안타를 때리고 1루주자 김현수가 3루까지 내달려 세이프됐다. 무사 1, 3루에서 김동주가 좌전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하고 계속된 무사 1, 2루에서 이원석의 보내기 번트 성공과 임재철의 고의사구로 만든 1사 만루에서 손시헌이 바뀐 투수 사도스키로부터 좌익선상 적시 2루타로 2점을 추가했다. 이어 용덕한 희생플라이와 이종욱의 적시타로 2점을 보태 승기를 잡았다. 타자일순하며 대거 5점을 뽑았다. 두산으로서는 집중력 있는 공격이 돋보인 반면 롯데로서는 투수 교체 시점이 어긋났다. 선발 송승준의 교체가 너무 빨랐다.
▲6회말 두산 공격
6회초 수비서 롯데가 2점을 따라붙어 9-3으로 앞선 상황에서 상대 내야진의 허를 파고드는 주루 플레이로 추가점을 내며 롯데의 추격을 완전히 따돌렸다. 2사 후 손시헌의 2루타와 포수 용덕한의 유격수 깊은 안타로 만든 2사 1, 3루에서 1루주자 용덕한이 2루 도루를 시도해 상대 실책을 이끌어냈다. 롯데 포수 강민호가 2루로 송구했으나 롯데 2루수나 유격수가 전혀 베이스커버를 들어오지 않는 실책이 돼 3루주자 손시헌이 가볍게 홈인했고 이어 오재원의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롯데 내야진이 집중력이 흐트러진 순간을 용덕한이 잘 파고들었다.
◆김일권(54) 해설위원은
한국 프로야구 1세대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도루왕 3연패를 비롯해 총 5차례 도루왕을 차지하는 등 ‘원조 대도’로 명성을 날리며 그라운드를 주름잡았다.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국가대표를 거쳐 프로야구 올스타로 화려한 현역생활을 보냈다. 해태 타이거즈 전성기 멤버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일등공신 중 한 명이었다. 쌍방울-현대-해태-삼성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후배들을 스타로 이끌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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