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플레이오프 5차전(5일.잠실구장)이 열리기전 이순철 MBC 스포츠 해설위원은 연습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가던 이원석을 보고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올렸다. 이원석이 준플레이오프 공수에서 맹활약한 것을 두고 몸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은 것이다. 이원석은 이 위원의 광주 동성고 후배. 사랑하는 후배가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것에 흐뭇해했다.
‘히든 카드’였던 이원석이 없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두산의 대역전극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당초 이원석은 손가락 부상으로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정상 가동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두산이 1차전부터 3루 수비와 중심타선의 공격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면서 ‘이원석의 가치’는 높아졌다. 결국 두산 벤치는 공수를 겸비한 이원석을 3차전부터 본격 가동했다. 1차전서 느린 수비를 펼친 김동주를 대신해 주전 3루수로 기용됐고 타선에서는 부진에 빠진 최준석과 고영민의 자리를 대신했다. 최준석과 고영민은 1, 2차전서 결정적인 찬스 때마다 무기력하게 물러나 패인이 된 것을 막아내기 위해 ‘해결사’로 이원석이 투입됐다.

결론적으로 이원석의 발탁은 대성공이었다. 1차전은 벤치를 지켰던 이원석은 2차전 연장 10회말 공격서 대타로 출장해 3루 땅볼을 치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부상에서 회복해 타격을 펼칠 수 있음을 보여줬다.
2차전 패배 속에서 리허설을 마친 이원석은 3차전부터 본격 투입됐다. 3차전선 선발 3루수에 9번 타자로 출장,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팀승리(6-5)에 기여했다. 안정된 3루 수비와 함께 공격에서 선봉장 노릇을 톡특히 해냈다. 4차전서도 역시 9번에 3루수로 출장해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팀승리를 이끌었다. 최종전인 5차전서는 6번으로 승격, 승부처인 3회 보내기 번트 성공 등 3타수 1안타로 제몫을 다했다.
‘이원석 효과’는 공수에서 발휘되며 팀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되살렸다. 특히 내야진의 수비 안정이 컸다. 이원석이 3루수로서 안정된 수비를 보이면서 2루수 문제도 저절로 해결됐다. 공격 부진에 빠진 고영민을 빼고 오재원을 2루수로 고정시킬 수 있었다. 덕분에 오재원은 4차전 그림같은 호수비를 펼치는 등 이원석과 함께 공수에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그야말로 이원석이 두산의 플레이오프행의 ‘숨은 MVP’로 꼽을만 하다. 홍성흔을 영입하면서 자신을 내보낸 친정팀 롯데에 비수를 꽂은 맹활약이었다. 백업 포수로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준플레이오프 MVP를 거머쥐었던 용덕한 못지 않는 활약을 펼친이가 이원석이었다. 12타수 5안타(타율 0.417)에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이원석의 가치를 재발견한 준플레이오프 무대로 이원석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도 맹활약이 기대된다. 이원석이 준플레이오프처럼 공수에서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면 두산의 한국시리즈행 전망도 밝아진다. 멀티 플레이어인 이원석은 비록 부상으로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은 놓쳤지만 포스트시즌서 자신의 진가를 마음껏 발휘할 태세이다. 컨택 능력과 장타력을 갖춘 방망이 솜씨가 빛을 발하고 있다.
su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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