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욱의 전쟁', 리턴매치 도화선 될 것인가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0.06 09: 23

묘하게 닮은 두 테이블세터의 대결이 기대된다. '종박' 이종욱(30. 두산 베어스)과 자타가 공인하는 팀 내 최고 준족 이영욱(25. 삼성 라이온즈)이 펼칠 발야구를 주목할 만하다.
 
오는 7일부터 5전 3선승제로 펼쳐질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 지난 2008년 두산이 4승 2패(당시 7전 4선승제)로 삼성을 플레이오프에서 격퇴한 이후 2년 만의 충돌이다. 이번에는 두산이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리버스 스윕에 성공하며 차점자 입장으로 삼성과 맞붙는다.

 
양 팀의 전력분석이 주목하는 부분은 바로 테이블세터진의 출루다. '발야구'라는 수식어 원조에 꼽히는 두산의 기동력이 예년보다 주춤한 반면 삼성이 성공적인 리빌딩을 통해 발빠른 사자들을 중용하면서 팀 도루 3위(158도루)에 올랐음을 감안하면 이번에는 파괴력의 도화선이 될 테이블세터들의 활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대에서 방출된 뒤 2006년 두산에 입단해 일약 팀에 없어서는 안될 타자이자 국가대표 주전 외야수로까지 자리를 굳힌 이종욱. 시즌 막판 발목 부상으로 인해 휴식을 취했던 그는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서 5할(22타수 11안타) 1홈런 5타점 1도루를 기록하며 '역싹쓸이'의 선봉장이 되었다.
 
그러나 페넌트레이스를 기준으로 도루 갯수가 점점 감소 중이라는 점은 아쉬움을 남겼다. 2006년 51도루로 타이틀 홀더가 되었던 이종욱은 지난해 팔꿈치 부상, 턱 관절 골절상 여파에도 82경기 37도루의 빠르기를 자랑했으나 올 시즌에는 112경기 30도루로 출장 경기 대비 도루 수가 뚝 떨어졌다.
 
김경문 감독은 허슬 플레이를 펼치는 이종욱의 도루수 감소에 대해 "많이 뛰다보면 부상 우려 등으로 인해 도루 시도 자체가 줄어든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당겨치는 힘은 갖추고 있으나 분명 장타자로 분류할 수 없는 이종욱이 자신의 야구를 100% 발휘할 수 있을 지 여부는 삼성과의 플레이오프가 결정해 줄 것이다.
 
특히 이종욱은 플레이오프에서 통산 4할6푼4리 7타점 7도루의 위력을 발산했다. 2007년과 2008년에는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꼽히며 가히 '플레이오프 사나이'라는 수식어를 얻기에 충분했다. 제대로 된 멍석을 만난 이종욱이 확실한 제 야구를 보여줄 것인지 여부가 관건.
 
삼성의 3년차 외야수 이영욱은 본격적으로 가을 잔치에서 위력을 떨칠 태세. 올 시즌 2할7푼2리 4홈런 42타점 30도루로 첫 규정타석 충족의 기쁨과 함께 첫 포스트시즌을 밟게 된 이영욱은 팀 내 최고의 준족이다. 33개의 루를 훔친 조동찬에 이어 새 유격수 김상수와 함께 팀 내 2위에 해당한다.
 
78.9%(38번 시도/30번 성공)로 성공률이 꽤 높다는 점은 이영욱의 타이밍을 훔치는 능력과 빠르기가 얼마나 대단했는지 알 수 있게 한다. 여기에 이영욱은 올 시즌 안방 대구에서 3할3푼5리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데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같은 큰 무대를 밟게 되었다는 것이 이영욱의 약점. 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시즌은 경기 전 분위기는 물론 찰나의 플레이가 승패를 좌우하는 만큼 그에 대한 부담감을 어떻게 이겨내 제 플레이를 펼치느냐가 중요하다.
 
공격 물꼬를 틔우는 두 준족들의 활약이 더없이 중요한 양 팀의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행 티켓을 쥐고 그라운드에서 포효하는 타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farinelli@osen.co.kr 
 
<사진> 이종욱-이영욱.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