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수애와 유지태가 영화 ‘심야의 FM’에서 박빙의 연기대결을 펼쳤다.
6일 오후 5시 서울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심야의 FM’의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심의등급 논란으로 인해서 시사회가 긴급 취소되는 등의 시사회 전에 진통을 겪었지만 이날 시사회에서는 높은 완성도와 주연배우로 나선 수애와 유지태가 박빙의 연기대결을 펼쳐 시선을 사로잡았다.
영화 ‘심야의 FM’은 라디오 방송 진행자 고선영(수애)에게 정체모를 남자가 전화를 해 자신이 원하는 데로 방송을 하지 않으면 그녀의 딸을 비롯해 가족을 모두 죽이겠다고 협박하며 고선영의 주변 사람들을 하나씩 살해해하며 벌어지는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극중에서 수애는 아나운서 출신의 라디오 진행자로 미국으로 가기 전에 마지막 방송을 앞두고 정체불명의 살인자로부터 협박을 받는 라디오 진행자 고선영 역을 맡았다. 극 초반에 실제 아나운서를 방불케 할 만큼 매혹적인 목소리와 진행 멘트가 인상적이다.
유지태로부터 자신의 동생과 딸을 살해하겠다는 협박을 받는 그 순간부터는 전국민이 청취하는 라디오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살인마의 요구를 들어줘야하는 전개가 손에 땀을 쥐게 한다. 동생이 죽임을 당하면서 협박의 강도가 자신의 이성을 넘어서는 순간부터는 극한의 감정을 표출하며 “이 정신 나간 살인마 새끼야!” “미친 새끼”라는 욕설도 가감없이 표출하며 이전까지 수애가 보여줬던 우아하고 고상함과는 거리가 먼 거칠고 광기어린 감정으로 열연을 펼쳤다.
수애는 “역동적인 캐릭터를 맡고 싶었다”며 “준비가 돼 있을 때 선택하고 싶었던 장르였다. 싱글맘이라는 캐릭터의 제약이 있었지만 그게 지금 제 나이에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하고 싶은 역할이었다. 주저 없이 선택했다 너무 즐겁게 촬영해서 만족한다”고 밝혔다.
유지태는 이번 작품에서 영화와 현실을 혼동하는 정신이상자인 살인마로 변신해 광기를 넘어선 섬뜩한 ‘미친’ 연기를 펼쳐 보였다. 그 간의 부드러운 이미지를 전혀 찾아 볼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이전의 영화 ‘올드보이’보다 더 거칠고 살인에 대한 이유가 모호한 현시대의 사이코패스의 자화상을 실감나게 보여줬다.
법이 지켜주지 못하는 바운더리에서 스스로 악인을 처형한다는 논리로 살인을 저지르게 되지만 점차 그 살기를 더해 자신이 매일 스토커처럼 들었던 라디오 진행자 고선영의 아이까지 살인하려는 광기를 뿜어낸다.
유지태는 악한 역할에 도전한 것에 대해 “예전에도 그랬지만 스타 지향보다는 배우 지향이다. 그래서 이번 작품을 선택해서 올인했다. 시나리오를 참 재미있게 읽었다. 영화 마니아도 만족시키고 대중도 만족시킬 수 있는 성과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수애와 유지태 두 배우의 팽팽한 연기 대결 외에도 극을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며 이끌어간 연출의 힘도 대단하다. 영화 ‘걸스카우트’의 김상만 감독은 이전의 코믹 강탈 영화의 장르를 벗어나 스릴러의 장르에 충실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했다.
영화 전반에 흐르는 영화 음악의 선율도 감미롭다. 극중에서 수애가 진행하는 영화음악 프로그램다운 음악의 효과뿐만 아니라 터질듯한 긴장감을 이완시켜주는 작용을 하며 영화 강약을 리듬감 있게 조율했다.
여기에 핸드폰 카메라를 이용한 화상 통화, 몽환적인 느낌의 화면, 광기 어린 유지태의 감정을 화면에 잘 담아내며 한편의 웰메이드 스릴러 영화를 완성했다.
김상만 감독은 “원래 스릴러나 액션 장르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번 영화가 어떻게 보면 제 취향에 더 가깝게 나왔다”며 “이번 영화에서는 완벽하게 저의 취향이 닿는 부분에 집중하려 애썼다”고 전했다.
영화는 10월 14일에 개봉한다. 청소년 관람 불가.
crystal@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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