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확률 22.2% 도전' 두산, 1차전 중요한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0.07 06: 57

미러클은 계속될 것인가.
두산이 또 한 번의 미러클을 꿈꾸고 있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역대 3번째 2연패 후 3연승이라는 드라마를 쓰며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두산은 내친김에 2위 삼성마저 꺾고 한국시리즈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에서 5차전까지 혈전을 치른 탓에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 역대 사례에서도 최종 5차전까지 치른 후 다음 시리즈에서 승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나타낸다.
역대 포스트시즌 5전3선승제 시리즈에서 최종 5차전까지 간 것은 지난해까지 총 9차례 있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1차례 있었고 나머지 8차례는 모두 플레이오프였다. 이들 중 다음 시리즈에서 승리를 거둔 경우는 고작 2차례밖에 없었다. 확률상으로 최종 5차전까지 혈전을 치른 팀이 다음 시리즈를 승리할 확률은 22.2%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육체적·정신적 피로감을 이기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1986년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OB를 5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3승2패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해태에게 1승4패로 무기력하게 무릎 꿇었다. 1993년에도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LG를 힘겹게 3승2패로 따돌린 뒤 해태와 한국시리즈에서 만나 설욕을 벌렸지만 체력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며 2승1무4패로 아쉽게 물러났다. 1996년 현대도 쌍방울에 2연패 후 3연승하며 한국시리즈에 나갔지만 해태에 2승4패로 패배했다.
1997년에는 LG가 삼성을 5차전 끝에 3승2패로 누르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으나 역시 해태에 1승4패로 무너졌다. LG는 5년 후 플레이오프에서 KIA를 3승2패로 물리치고 한국시리즈에 나갔지만 마해영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으며 삼성에 2승4패로 패권을 내줘야했다. 2009년 SK도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2연패 후 3연승으로 꺾고 KIA와 한국시리즈를 치렀지만, 최종 7차전에서 나지완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으며 3승4패로 분루를 삼켜야 했었다.
플레이오프를 제외한 준플레이오프에서 최종 5차전까지 간 것은 2005년 한 차례 있었다. 당시 한화가 SK를 3승2패로 힘겹게 따돌리고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했으나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에 3연패로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무너진 바 있다. 투수진이 바닥난 데다 SK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모든 힘을 쏟아내버린 타선이 시리즈 내내 무기력한 경기력을 보였다.
하지만 야구에는 언제나 의외의 일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1987년 해태는 OB와의 플레이오프를 3승2패로 힘겹게 이기고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만나 내리 4연승을 따내는 저력을 발휘하며 우승컵을 들었다. 1992년 롯데는 끊임없이 회자되는 전설을 이뤘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2승으로 격추시킨 롯데는 플레이오프에서 해태를 3승2패로 물리치며 한국시리즈까지 올랐다. 여세를 몰아 롯데는 한국시리즈에서도 빙그레를 4승1패로 꺾고 사상 첫 준플레이오프부터 거친 전설의 우승팀으로 떠올랐다.
예부터 숱한 기적을 연출하며 '미러클'로 불렸던 두산은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2연패 후 3연승이라는 드라마를 썼다. 과연 플레이오프에서도 여세를 몰아갈 수 있을까. 관건은 1차전이다. 1987년 해태와 1992년 롯데는 한국시리즈 진출 후 1차전을 잡고 분위기를 이어갔다. 반면 나머지 7개 팀들은 피로가 겹친 가운데 1차전을 내주며 분위기를 빼앗기고 말았다. 결국 1차전을 잡아 분위기를 얼마나 이어갈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야구는 흐름과 분위기 싸움이다. 두산의 플레이오프 1차전이 더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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