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준석이가 잡았던 직선타구를 봤는가. 난 타구도 못 봤는데 잡아서 병살을 시켜버렸다".
단순한 한 경기 승리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동료를 믿고 나서고 싶다는 의지표명이다. '써니' 김선우(33. 두산 베어스)가 야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동시에 앞으로 나설 경기에서도 팀원과 조화되어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올 시즌 13승을 거두며 켈빈 히메네스와 함께 두산 선발진 한 축으로 맹활약한 김선우는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2경기서 1승 무패 평균 자책점 2.25의 호성적을 올리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기여했다. 지난 5일 준플레이오프 5차전서는 5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며 경기 MVP로도 꼽혔다.
6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선수단과 함께 대구로 내려간 김선우는 "일단 푹 쉬면서 다음 등판을 준비할 예정이다"라며 체력 회복이 최우선임을 밝혔다. 페넌트레이스 때와는 달리 등판 간격이 짧은 포스트시즌인 만큼 쉴 수 있을 때 최대한 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
"밖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기보다 되도록이면 원정 때는 숙소에서 쉬고자 한다. 5일 휴식이 기본인 페넌트레이스와는 달리 포스트시즌에는 등판 간격이 더욱 좁혀지지 않는가. 경기력을 최대한 보여주려면 훈련과는 별도로 쉴 때 확실히 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5일 경기서의 투구에 대해 김선우는 "타자들이 확실히 득점력을 보여준 동시에 수비 면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쳐 승리를 따냈다"라며 겸손해 했다. 국내 투수진 맏형이자 전체 선수단을 통틀어도 베테랑에 속하는 위치인만큼 그는 동료를 더욱 칭찬하는 데 열을 올렸다.
"내가 잘 던졌다기보다 야수들이 정말 잘해줘서 승리를 거뒀고 팀도 플레이오프에 올라갔다. 특히 2회 카림 가르시아의 직선 타구를 잡아 병살을 이끈 최준석의 1루 수비는 대단했다. 난 맞는 순간 아차 싶었던 데다 타구 궤적을 쫓지도 못했는데 어느새 그걸 잡아버리더라".(웃음)
지난 2008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 자책점 14.54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김선우. 그에 반해 올 시즌에는 삼성전 4경기서 3승 1패 평균 자책점 3.86으로 비교적 좋은 활약을 펼쳤다. 2년 만의 재대결이 된 플레이오프에 대해 묻자 김선우는 다시 한 번 야수들에 대한 믿음을 비췄다.
"휴식일이 조금 짧아지는 만큼 경기 당 대단히 많은 이닝을 소화할 가능성이 그만큼 줄어들지도 모르는 일이다. 그러나 내 뒤에는 좋은 야수들이 버티고 있다. 동료들을 믿고 내가 최대한 힘을 다해 던진다면 팀 승리도 자연스레 올 것 같다. 우리 팀도 (한국시리즈 우승팀 자격으로) 일본 한 번 가봐야하지 않겠는가.(웃음) 한 번 제대로 힘내겠다".
준플레이오프서부터 김선우는 삼진을 잡을 때 평소보다 격한 움직임으로 선수들을 독려하는 등 분명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진짜 에이스'로 자리매김 중인 김선우가 탄탄한 투타 밸런스를 갖춘 삼성을 상대로도 탈삼진 후 포효를 보여줄 것인지 이목이 집중된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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