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벨이 새벽까지 울려서 잠을 잘 수가 없어".
김성근(68) SK 와이번스 감독이 더 이상 승리팀 예상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6일 문학구장에서 가진 홍백전이 끝난 후 김 감독은 "준플레이오프 예상을 한 것 때문에 너무 피곤했다"면서 "다음부터는 그런 식의 예상은 하지 않겠다"고 손사래를 쳤다.

김 감독은 준플레이오프가 시작되기 전 예상에서 "두산이 3승 1패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두산이 포스트시즌에 대한 경험이 많고 롯데의 경우 이대호와 홍성흔이 막힐 경우 힘든 경기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거의 모든 전문가들이 롯데가 이길 것이라는 예상과는 정반대였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롯데가 파죽의 2연승을 달려 김 감독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는 듯 했다. 그러나 3차전에서 반격의 흐름을 찾은 두산이 결국 3연승, 리버스 스윕에 성공하자 김성근 감독의 예상이 오히려 빛을 발했다. 정확한 승패수는 틀렸으나 두산이 플레이오프에 오를 것이라는 예측이 보기 좋게 들어맞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플레이오프 승리팀은 누가 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김 감독은 "그동안 준플레이오프 경기가 끝날 때마다 전화가 왔다. 아침은 물론 밤늦은 새벽에도 전화가 오는 바람에 잠도 제대로 못잤다"면서 "우리팀 전략을 세우기에도 바쁜데 집중이 되지 않는다. 별로 말할 것이 없다"고 입을 닫았다.
그렇지만 잠시 후 한마디 설명을 곁들였다. "누가 올라오든 상관 없다"는 김 감독은 "만약 삼성이 올라온다면 1패 정도할 것이고 두산이 올라오나면 2패 정도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결국 강한 마운드를 자랑하는 삼성이 승리할 경우에는 적절한 휴식을 취한 만큼 두산에 3승 1패 정도로 이길 수 있다고 봤다. 또 두산이 승리한다면 준플레이오프의 분위기와 기세를 몰아 3승 2패로 올라올 것이라 본 것이다. 어느 쪽이 더 낫다는 식의 예상보다는 양쪽 다 나름의 장점을 지녔다고 공평하게 설명한 것이었다.
한편 이날 SK는 오전 8시 30분부터 특타를 시작해 오후 2시부터 홍백전을 치렀다. 또 경기 후에도 오후 6시 30분 정도까지 특타를 실시, 오는 15일 한국시리즈 1차전에 대한 준비를 갖춰가고 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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