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범, "리빌딩 작업,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 들어가"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0.10.07 11: 32

"이렇게 톱니바퀴처럼 잘 맞아 들어갈 수가 없다. 김호겸 사무국장이 정말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
안양 한국인삼공사는 올해 신인 드래프트 지명에서 1순위(박찬희)와 2순위(이정현)를 모두 지명하며 순조로운 팀 리빌딩 작업을 시작했다. 지난 시즌 수준급 외국인 선수였던 나이젤 딕슨을 트레이드하며 받아 온 신인드래프트 지명권으로 1순위를 배정받을 확률이 50%였지만 2순위까지 가져갈 줄은 아무도 몰랐다.
189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가드 박찬희는 장신에도 불구하고 빠른 스피드를 가진 데다가 수준급의 속공 전개능력도 갖고 있어 처음부터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내정되어 있었다. 또 이정현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내외곽 어디에서나 슛을 성공시키는 뛰어난 득점력으로 이름을 알려왔었다.

이런 선수들을 영입한 한국인삼공사로서는 크나큰 복이 아닐 수 없는 터. 이에 이상범 한국인삼공사 감독은 "팀 리빌딩 작업이 이렇게 잘 맞아 들어갈 수가 없다"며 "김호겸 사무국장이 정말 생각을 많이 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 감독은 "이런 보강은 1, 2년이 아니라 7∼8년을 내다 본 리빌딩 작업이라며 톱니바퀴처럼 맞아 들어간 것이 신기하다"면서 "기쁘긴 한데 이런 리빌딩 작업이 현실적으로 사무국장이나 감독인 나에게는 참 힘든 일이다"고 조금 속내를 드러냈다.
프로스포츠에서 어떤 구단들이나 모기업들의 지원을 받고 운영된다. 구단을 지원하는 모기업은 투자를 하기 때문에 팀 성적에 민감하다. 그렇기 때문에 팀 성적이 몇 시즌 동안 좋지 않다면 그 영향은 팀을 관리하는 감독이나 사무국장에게 끼치는 것은 당연한 사실.
그런데 지난 시즌 한국인삼공사(당시 KT&G)는 그런 사실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감독은 "지난 시즌 딕슨을 트레이드하자고 김 국장이 그랬다. 나는 당연히 안된다고 했다. 딕슨이 없어지면 사실상 시즌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그런데 김 국장이 그러더라. '감독이나 국장인 나나 안양에 몸을 담은지 10년도 한참 넘었는데 (성적이 안 좋아서) 짤리더라도 구단에 무언가를 해주고 가자' 이 말을 듣고 결심했다"고 전했다.
팀 리빌딩 작업에 합심한 이 감독과 김 국장의 행보는 화끈했다. 시즌이 끝난 후 원주 동부에 황진원을 내주고 김명훈과 2011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까지 받아온 것. 당장은 밑지는 장사였지만 2011년에 나오는 선수들의 기량이 모두 좋다는 것을 생각하면 탁월한 선택이었다.
김성철과 박찬희, 이정현을 갖춘 한국인삼공사는 2011년에 김태술, 양희종 등 수준급 선수는 물론 김일두와 같은 알토란 선수들이 복귀하게 된다. 여기에 어느 정도 실력만 갖춘 외국인 선수만 보유하게 된다면 당장 우승까지 넘볼 수 있는 최상의 전력을 갖추게 된다.
이에 이 감독은 "리빌딩이 이렇게 잘 될 줄은 몰랐다. 진짜 7∼8년은 버틸 리빌딩이다"고 다시 한 번 감탄하며 "만약에 이렇게 만들어 놓고 국장이나 내가 짤렸으면 진짜 다음 후임자들에게 톡톡히 얻어 먹을 뻔 했다"면서 기분 좋은 웃음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그렇지만 이번 시즌에는 힘들 것 같다. 양희종은 2월에나 합류를 하고, 박찬희와 팀의 주축 김성철이 아시안게임 차출로 시즌 초발 결장하는데 뒷받침할 백업 선수가 없다"며 "그렇다고 선수를 보강할 순 없다. 잘못 보강하면 내년에 들어오는 선수들과 겹치게 되서 골치가 아파진다"고 고민도 털어났다.
sports_narcotic@osen.co.kr
<사진> 박찬희-이정현(위), 이상범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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