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1차전] 두산, 독이 된 계투 '조기 투입'

[OSEN=대구, 특별취재반]사실 홍상삼은 '땜빵 선발'이 아니었다. 예상했던 저지선 밑으로는 막아냈으나 이닝 소화 능력이 떨어졌고 결국 이는 역전패라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두산 베어스가 뼈아픈 역전패, 그것도 1패 이상의 파급효과를 지닌 패전을 당했다.

두산은 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서 5-3으로 앞선 8회 정재훈이 박한이에게 우중월 역전 스리런을 허용하는 바람에 5-6 패배를 맛보았다. 이 과정에서 두산은 홍상삼-이현승-임태훈-레스 왈론드-고창성-정재훈을 투입했다.

지는 경기에서 승리 계투를 모두 쏟아부은 꼴이 되었다. 이 발단은 선발 홍상삼이 3⅓이닝 만을 소화한 뒤 일찍 바통을 넘긴 데 있다. 2실점을 기록한 홍상삼은 두산이 선발 요원 고갈 현상 속에 선택한 카드.

일각에서는 홍상삼을 임시 선발로 표현했으나 사실 그는 후반기부터 구위가 좋아져 4선발로 기대되었던 카드다. 여기에 3선발 레스 왈론드가 계투진으로 이동하면서 자연스레 홍상삼의 위치는 3선발로 격상되었다.

때문에 홍상삼은 1차전에서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이닝을 소화해야 했다. 다음 경기까지 감안했을 때 홍상삼은 켈빈 히메네스의 바통을 잇는 입장으로 계투 소모도를 될 수 있는 한 최소한도로 막아야 했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이미 3회서부터 이현승과 임태훈을 몸 풀게하며 홍상삼의 조기 강판을 예고했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경기였기에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으나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고창성이 전 경기, 정재훈이 4경기에 투입되었음을 감안하면 불안 요소는 충분했다. 왈론드 또한 3차전에서 많은 공을 던졌고 준플레이오프 3경기에 나섰다.

결국 5-2로 리드하던 두산은 8회 김상수의 좌전 적시타에 이은 박한이의 역전 결승 스리런으로 승리를 눈앞에 두고 패배를 맛보았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승리를 거두지도 못하고 가용 인원 중 가장 믿을만한 카드들의 체력만 낭비한 두산의 뼈아픈 1차전 패배다.

<사진> 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