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너무 솔직한 SUN, 감추는 게 없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10.08 06: 55

[OSEN=대구, 박광민기자]여유일까. 아니면 너무 솔직한 것일까. 정규시즌에 이어 포스트시즌에서도 선동렬(47, 삼성 라이온즈) 감독의 낮은 태도가 화제다.
선동렬 감독은 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상대방을 이미 다 알고 있는데 숨기고 할 게 뭐 있냐"며 "우리는 올 시즌 목표를 이미 이뤘다"며 '무소유'에 가까운 말을 이어갔다. 
보통 코칭 스태프는 포스트시즌이 되면 예민해진다. 단기전 승부를 치르기 때문에 승패의 명암이 확실하다. 일년 농사도 직결된다. 그러나 선 감독은 포스트시즌 첫날부터 남은 시리즈 선발 투수와 당일 타선에 대해서도 숨김없이 공개했다.

선발 투수는 포스트시즌에서 각팀 감독들이 가장 신경쓰는 부분이다. 극도의 보안 속에 보통 경기 후 발표한다. 그러나 선동렬 감독은 이미 포스트시즌 4차전까지 카드를 다 보여줬다. 기자들에게 맞춰보라며 농을 던지기까지 했다.
선 감독은 1차전이 열리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차전 선발은 장원삼이 아니라 오른손이다"고 말했다. 배영수 또는 레딩이겠다는 말에 "배영수에 가깝다"며 정답을 알려줬다. 그럼 장원삼은 언제 나오냐는 말에 "잠실에서 강했다"고 대답했다. 3차전에 나오겠다는 말에 "4차전에 나올 수도 있다"고 농을 던졌다.
경기 전 당일 선발 라인업도 감독으로서는 발표가 되는 순간까지 함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선 감독은 1차전에 앞서 기자들에게 "1번타자부터 한번 맞춰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의 이름이 하나 둘씩 나오자 "박한이가 맞다. 2번은 누구냐"고 되묻고서는 "조동찬"이라고 말하자 "어떻게 다 맞추냐"며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서 9번까지 라인업을 경기 시작 3시간 전에 공개했다.
그러면서 선 감독은 "우리는 SK, 두산에 비해 전력이 떨어진다. 우리는 올해가 아니라 1,2년 뒤 우승권으로 키워야 한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부담 안 주려고 한다"며 "감독과 코치를 맡아 지난 7년 동안 포스트 시즌 진출했던 어느 때보다 올해는 마음이 편하다. 선수들도 편하게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은 선 감독의 평가와 달리 단점보다 강점이 더 많은 팀이다. 특히 올 시즌 5회 이상 리드시 53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는 강한 불펜진이 있다. 여기에 '채태인-박석민-최형우'로 짜여진 클린업 트리오는 올 시즌 53홈런 215타점을 합작하며 가공할 만한 파괴력을 선보이며 삼성이 2위를 차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영욱과 김상수는 올 시즌 각각 30개의 도루를 성공시켰고, 내외야 수비 또한 견고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 감독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막상 게임을 시작하면 죽기 살기로 할 것"이라고 말하며 "상황에 따라서는 1회부터 희생번트도 댈 것"이라며 속내를 살짝 드러냈다.
1차전에서 6-5 극적인 승리를 거둔 만큼 선 감독의 엄살은 겸손과 애교로까지 보이게 됐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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