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욱을 투입한 삼성이 첫 판을 역전승으로 장식하면서 사실상 플레이오프 판도를 지배할 수 있게 됐다.
삼성은 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5로 역전승을 거뒀다. 앞선 수비에서 황금 어시스트를 보여줬던 박한이가 8회 역전 3점포를 쏘아올려 짜릿한 1점차 승리를 안은 것이었다.
그러나 옥에 티가 있다면 2-2로 팽팽하게 맞선 5회 무사 만루상황에서 선발 차우찬을 내리고 정인욱을 투입한 것이었다. 불펜에서는 정현욱도 함께 몸을 풀어 출격 채비를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마운드에 오른 것은 정인욱이었다. 반드시 실점을 막아야 하는 순간에 권혁, 안지만과 함께 필승조에 속해 있는 정현욱 대신 정인욱의 투입은 의외였다.

2년차 정인욱은 선동렬 감독으로부터 믿음과 신뢰를 받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신인이다. 지난 2009년 2차 3라운드(21순위) 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으나 올해는 처음으로 1군 무대를 밟았다. 당연히 포스트시즌도 첫 경험이다.
예상대로 정인욱은 이종욱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최준석에게 2타점 중전적시타를 잇따라 허용, 2-2 균형을 지키지 못한 채 3실점했다.
대신 5-2로 리드를 잡기 시작한 두산 코칭스태프는 당연히 승리조 투수들을 대거 투입했다. 이현승에 이어 곧바로 임태훈, 그리고 왈론드, 고창성, 정재훈까지. 당연한 수순이었다.
사실 두산은 플레이오프 1차전이 중요했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를 거치면서 누적된 마운드의 피로를 어떻게든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었다. 대승을 거두면 좋지만 최대한 선발 투수가 많은 이닝을 던져 승리조 투입을 최소화시켜야 했다. 그러나 3점차 리드는 이를 망각하게 만들었다.

홍상삼이 3⅓이닝만에 강판되면서 불펜진에 부하가 걸릴 수 밖에 없었다. 고창성은 준플레이오프 5경기 모두 던졌고 정재훈은 4경기에 나섰다. 왈론드 역시 3경기에 나왔다.
삼성 입장에서는 1차전에서 최대한 많은 두산 필승조들을 끌어내야 했다. 설사 1패를 먼저 안는다 하더라도 꼭 필요한 작업이었다. 선동렬 삼성 감독은 미디어데이에서 손가락 5개를 펴 5차전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속마음을 공개했다.
결국 정인욱 투입으로 상대 필승조를 모두 불러내는 효과를 거둔 것이다. 더불어 승리까지 챙겨 분위기를 가져왔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여기에 정인욱의 투입은 삼성 선수들에게 반드시 필요했던 긴장감까지 느끼게 했다. 기선제압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각오를 가진 선수들에게 있어 3점차 리드는 집중력을 갖추게 하기에 충분했다. 정인욱 투입으로 일석삼조 이상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과연 정인욱 투입 효과가 플레이오프 전체 판도에 미칠 영향이 어떨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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