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Q&A] 엄마로 인해 우울증과 화병 걸리겠어요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0.10.08 11: 40

◆ 고등학교 3학년 김은비양 (서울 성북구 거주)
Q: 엄마로 인해 우울증과 화병에 걸렸습니다. 인터넷 우울증, 홧병테스트를 하면 최고 높은 점수가 나오며 즉각 치료하라고 나옵니다. 저의 엄마는 모든 잘못된 일의 책임을 저에게 돌립니다. 또 심한 모욕을 줍니다. 가족들 앞에서 뿐만 아니라 친구들 앞에서도요. 또 제가 잘 못 했을 때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 점을 이용하여 용돈으로 협박(?)을 합니다.
제가 하는 모든 일에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반대 합니다. 엄마만 생각하면 화가 나고 이 집에서 도망가고 싶습니다. 매일매일 불안한데 엄마는 알지도 못합니다. 하루하루가 괴롭습니다. 도망가고 싶고 왜 사는지 모르겠습니다. 너무 힘이 들어요 .

▶ 한방정신과 전문의 임형택박사(자하연한의원 대표원장)
A: 저도 학생의 시기에 부모님께 의지해야만 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비슷한 심정을 많이 경험했습니다. 제 경험으로는 상당히 오래 가더군요.
나름 치유한다고 이것 저것 많이 하기도 했었는데 언제쯤 정직하게 관계가 좋아졌냐 하면 제가 용돈을 드리기 시작하면서요. 한 4-5년 밖에 안되었습니다. 제가 용돈을 드리기 시작했다라는 것은 부모님으로 부터 독립을 넘어 부양을 한다는 의미가 되기도 하며 부모님이 연로하다는 의미도 포함합니다.
이쯤 되니 가여워 보이고, 연민도 생기더군요. 님도 용돈을 드리려면 최소 5년은 남은 것 같습니다.
환경은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것>과 <내가 변화 시킬 수 있는 것>으로 구분됩니다. 어머니는 설정된 환경입니다. 아무리 내가 용을 써도 변화시키기 힘듭니다. 절대로 안 변하십니다. 90%이상의 확률입니다.
내가 신이 아니기에 엄마의 변화를 유도할 수 없습니다. 변화할 이유도 없습니다. 내 딸이 김연아 정도 되거나, 효리나 보아 정도 되면 내 말을 들으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는 엄마가 위입니다. 나를 부양해주시니까요. 내가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나 밖에 없습니다.
엄마와 마주치는 시간을 줄이든지 공부를 하다가 늦게 들어오든지 아르바이트 등을 통해 엄마 의존도를 최소한으로 줄이든지, 아니면 나름 아부를 해서 엄마와 친한 노선을 구축하든지 다른 식구를 내편으로 만들든지 이런 것들은 나의 일입니다. 잘되건, 잘못되건, 나의 책임이지요.
여유를 가지시고 현재는 이런 저런 것으로 예민해진 상태이시니까요.
운동이나 취미나 이런 것을 통해 조금 릴랙스 한 후 한번 어떻게 하면 엄마와 관계가 개선될까 고민해 보세요. 여러 방법들이 보일 것입니다.
병원이 필요하다면 지금까지 살아온 오랜 기간의 관성을 깨기 위해서 필요할 뿐입니다. 혼자서도 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오랜 기간 그 상황으로 있었기에 변화에 용기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힘내서 한번 해보십시오.
남도 아니고 엄만입니다. 그리고 용돈과 경제에서 고민을 덜어주시는데 고마우신 분 일 수 있습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상담:자하연한의원 임형택 박사(경희대 한의학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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