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2차전] '동선' 파악한 이종욱의 '천금' 쐐기점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0.10.08 22: 32

[OSEN=대구, 특별취재반]중견수 이영욱이 잡았더라면 쐐기점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유격수의 무게중심이 뒤에 있다는 것을 파악한 뒤 홈플레이트 공간을 남겨둔 포수의 허점을 파고들어 4점 차를 만들었다.
 
'종박' 이종욱(30. 두산 베어스)이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서 빠른 발과 두뇌플레이까지 함께한 주루 플레이로 쐐기 득점을 올렸다. 특히 쉽게 보기 힘든 유격수 희생플라이에 의한 득점. 팀은 가까스로 4-3 승리를 거두며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다.

 
3-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만루에서 타석에 선 이성열이 친 타구는 내야를 넘어 유격수 김상수와 중견수 이영욱의 중간 위치로 떨어지는 궤적을 그렸다. 결국 이 타구는 콜을 외친 김상수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그 때였다. 이종욱은 재빨리 홈으로 쇄도했고 다급했던 김상수도 홈으로 송구했다. 한 번 그라운드에 튀어 포수 현재윤을 향한 공. 그러나 이종욱은 현재윤의 가랑이 사이로 발을 넣어 홈 플레이트에 안착했다. 4-0으로 추격권에서 벗어나는 득점이었다.
 
유격수 플라이에 득점을 올렸다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지만 김상수의 동선을 파악했다면 이는 성공률이 높았다. 자신의 정위치 뒤로 날아가는 공을 잡기 위해 김상수의 무게중심이 뒤로 향했기 때문. 김상수가 홈으로 송구하기 위해서는 한 박자 더 소요된다.
 
김일권 본지 객원해설위원은 "이종욱이 정말 잘뛰었다. 수비수인 김상수의 움직임을 잘 파악해 홈을 파고 들었고 현재윤의 수비 자세 허점을 노린 것 또한 나무랄 데 없었다"라고 칭찬했다. 중견수 이영욱이 잡았더라면 무게중심이 앞쪽으로 향해 곧바로 순조롭게 송구할 수 있어 짧은 플라이에 홈에 들어올 수 없었지만 김상수가 이를 잡았기에 가능했다는 이야기다.
 
찰나의 순간을 놓치지 않고 약점을 파고드는 재치는 팀 승리에 확실한 보탬이 된다. 7이닝 무실점투로 계투진 소모를 있는 힘껏 막은 선발 켈빈 히메네스의 수훈과 함께 이종욱의 재치있는 주루 플레이는 이날 경기의 커다란 키포인트였다고 볼 수 있다.
 
<사진>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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