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오재원, 두산의 소리없이 강한 남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0.10.09 07: 39

이제 그를 빼놓고 두산 내야를 설명하기 어렵다.
두산 4년차 내야수 오재원(25). 그가 마침내 포스트시즌을 통해 명실상부한 두산 내야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오재원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까지 5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매서운 방망이 실력을 뽐내고 있다. 여기에 장기인 내야수비에서도 기존의 주전 고영민 못지 않은 범위를 자랑하고 있다. '고제트'가 부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지만 '오제트'가 있어 든든하다.
야탑고-경희대를 졸업하고 4년차가 된 오재원은 올해 123경기에서 384타수 106안타 타율 2할7푼6리 37타점 59득점 35도루를 기록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타석을 채우며 가장 높은 타율을 기록했다. 도루도 팀 내에서 가장 많았다. 고영민의 부진을 틈타 2루 자리를 꿰찼다. 시즌 막판 체력 부침으로 성적이 떨어지고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 주전으로 기용되지 못했지만 그가 주전으로 나오지 못한 건 그 경기가 유일하다.

오재원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부여잡았다. 오재원은 준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2번타자 2루수로 완전히 말뚝박았다. 이번 포스트시즌 7경기에 성적은 26타수 8안타 타율 3할8리 3타점 3득점. 특히 빠른 발을 앞세운 기습적인 플레이로 상대 배터리로 하여금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게끔 한다. 플레이오프 1차전 5회 보여준 투수 앞 절묘한 기습번트 내야안타는 오재원의 재기발랄함을 그대로 보여준다. 크게 치지 않고 툭툭 갖다맞히는 데에도 재주가 있다.
하지만 오재원의 진정한 진가는 수비에서 나온다.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 오재원은 특유의 빠른 발과 순발력으로 민첩한 몸놀림을 자랑한다. 페넌트레이스에서 실수가 잦은 편이었지만, 포스트시즌 들어서는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하며 7경기 연속 무실책 경기를 이어가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보여준 그림 같은 글러브 토스 플레이는 단연 압권이었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홀로 9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타구가 가는 곳마다 '오제트'의 팔이 뻗어졌다. 수비의 물이 완전히 올라있다.
가을잔치를 통해 두산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멤버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은 오재원.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소리없이 강하다. 그의 존재감이 남은 경기에서 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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