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고제트' 고영민, 두산의 '계륵'인가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0.10.09 10: 28

'안쓸 수도 없고 쓰자니 불안하고'.
'고제트' 고영민(26, 두산)이 답답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고영민은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 4-1로 앞선 8회말 투입됐다. 4-0의 리드를 지키기 위한 것으로 보다 안정된 수비를 펼치는 고영민이 맞다고 두산 코칭스태프는 판단했다.

그러나 1점을 내줘 쫓기기 시작한 9회 결정적인 실책으로 추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무사 1루에서 최형우가 친 평범한 땅볼을 잘 잡았지만 병살타는 커녕 1루로 악송구, 순식간에 1, 2루를 만들어 준 것이었다. 글러브에서 볼을 빼는 과정에서 손에 제대로 잡지 못한 탓이었다. 2사 주자가 없어야 하는 상황이 돌연 무사 1, 2루가 된 것이었다.
다행히 임태훈이 나서 4-3의 1점차 리드를 지켜 두산이 이겼지만 김경문 감독은 김재호를 고영민 대신 교체 투입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고영민은 올 시즌 내내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정규시즌에는 100경기에 나서 시즌 2할5리에 그쳤다. 53득점에 60안타 6홈런에 그쳤다. 도루는 11개. 지난 시즌 당한 발목 부상 때문에 수비범위가 좁아들었다는 평가를 받아야 했다. 그야말로 공수 양면에서 모두 부진했다.
그럼에도 고영민이 김경문 감독의 부름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2007년부터 작년까지 3시즌 연속 포스트시즌을 경험했기 때문이었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작년까지 포스트시즌 29경기에서 홈런 4개 포함 2할7푼4리를 기록했다. 도루도 10개로 공격과 수비, 주루에서 모두 제 몫을 해냈다.
올 시즌은 달랐다. 고영민은 준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출장했다. 그러나 1안타에 그치고 있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회 배트가 부러지면서 적시타를 친 것이 유일한 안타였다. 이런 부진 때문에 준플레이오프 3차전부터는 아예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돼 대타 혹은 대주자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고영민의 공백은 오재원이 잘 메워가고 있다. 오재원은 준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포스트시즌 5경기 연속안타를 행진을 펼치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시즌 후반 고영민에 대해 "출루 후 도루를 주저하는 모습을 보이더라. 과거 영민이의 모습을 재원이가 재현해주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렇다고 고영민을 쓰지 않을 수는 없다. 남은 플레이오프 경기 뿐 아니라 한국시리즈, 더 나아가 내년 시즌까지 감안한다면 고영민을 꾸준히 기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포스트시즌처럼 경기 막판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혼전이 이어질 경우 부족한 선수 자원면에서도 고영민이 필요하다.
게다가 여전히 고영민이 결정적인 순간 두산을 도울 것이라는 믿음을 가진 코칭스태프다. 남은 포스트시즌에서 고영민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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