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단 세 명만이 남았다.
케이블 사상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우며 인기리에 방영 중인 Mnet ‘슈퍼스타K 2’의 최종 3인이 9일 새벽 확정됐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예상 톱 3로 꼽았던 장재인과 존박, 허각이 준결승에 진출해 ‘슈퍼스타K’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됐다.
이들 톱 3는 개개인이 가진 매력도, 개성도, 노래 스타일도 너무나 달라 우위를 점치기 힘들다는 특징이 있다. 인기도만 따지자면 장재인이 가장 우위에 있지만 안심은 금물이다. 오히려 방송 초반 거의 절대적이었던 그녀의 인기가 지금은 상향평준화된 상황이라 장재인에게는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각기 다른 본선 톱 3 진출자들의 삼색 매력, 그들의 무엇이 시청자들을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장재인, 매력적인 보이스에 귀여운 표정
장재인은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일찍부터 다수의 전문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독특한 음색과 뛰어난 가창력, 기타 실력 및 작곡 능력, 아티스트적 재능 뿐 아니라 상큼한 외모까지 갖추고 있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실제로 라이벌 미션에서 김지수에 밀린 듯한 예고편이 나오자 “장재인을 합격시켜 달라”는 네티즌 청원이 줄을 이었고, 첫 번째 온라인 투표에서도 다른 후보와 상당한 격차로 1위를 차지했다.
그녀는 또 묘한 스타성을 갖고 있어 늘 주목 받는 인물이다. 예선 때부터 기타를 메고 등장해 바닥에 앉아 노래하는 등 독특한 분위기로 눈길을 끌었다. 작곡과 작사를 즐겨하고, 각종 악기에 능해 가장 아티스트적인 느낌을 주는 후보이기도 하다.
장재인은 또 심사위원들로부터 꾸준히 좋은 평을 얻고 있는 가창력 상위 그룹이다. 지난달 17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슈퍼스타K 2’ 본선 첫 무대에서 남진의 ‘님과 함께’를 부른 그녀에게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날 장재인은 후보들 중 최고점을 얻어 ‘슈퍼세이브’의 주인공이 됐다.
24일 방송에서는 이문세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을 기타와 함께 훌륭히 소화했다. 양희은을 연상케 하는 보이스와 파워풀한 가창력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비록 이승철과 엄정화에게는 그리 좋은 평가를 얻진 못했으나 윤종신은 98점이란 최고점을 줬다. 그는 "장재인 양은 잘 풀리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개인적으로 좋았다. 허스키하게 갈라지는 목소리가 듣기 좋았다"며 감탄했다. 잠시 뜸을 들인 후 "장재인 양을 누가 잡나"고 덧붙여 본인이 생각하는 유력우승후보가 장재인 임을 암시하기도 했다.
뒤 이은 이문세 역시 "앞에 서술하는 부분에서 내가 원하는 대로 소화해줘서 눈물이 났다. 뒷부분에 음정이 좀 불안했던 건 있지만 정말 잘했다"고 칭찬했다.
1일과 8일 본선 무대 역시 자신의 장기와 개성을 듬뿍 살린 공연을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심사위원 윤종신의 평가처럼 모든 곡을 ‘장재인화’ 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어 일반 시청자 뿐 아니라 선배 가수들이 가장 좋아하는 후보로 꼽힌다.
존박, 귀공자풍 외모와 감미로운 목소리로 여심 ‘흔들흔들’
장재인이 꾸준히 잘해온 후보라면 존박은 놀라운 반전을 성공시킨 인물이다. 본선 초반만 해도 가창력 문제로 심사위원들의 날카로운 지적을 받았지만 대회 끝 무렵이 되자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특히 그에 대한 여성 팬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큰 키와 이지적인 분위기, 배우 김래원을 닮은 뛰어난 외모, 감미로운 목소리 등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고루 갖춰 많은 팬클럽을 거느리고 있다.
더욱 긍정적인 부분은 심사위원들이 존박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는 것. 지난달 17일 방송분 때만 해도 존박은 심사위원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듣는 그저 그런 후보 중 한 명이었다. 물론 그 당시에도 스타성으로 인한 인기는 엄청났지만 노래 대결에서는 그다지 돋보이지 않았다. 이효리의 ‘텐 미닛(Ten Minutes)’을 편곡한 무대를 선보인 그에게 이승철은 "리듬 앤 블루스였는데 존박에게는 리듬, 즉 비트감이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엄정화는 "10분 안에 여자를 유혹할 수 있는 강렬함은 보이지 않았다"고 평했다.
윤종신마저 "뭘 해도 '존박이구나' 하는 한계가 있다"고 쐐기를 박았다. “음폭이 좁고 한계가 보인다” 같은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반면 24일에는 슈퍼세이브 제도의 수혜를 받은 허각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심사위원들을 놀라게 만들며 호평 일색이었다. 무엇보다도 선곡의 힘이 컸다. 이날 존박이 부른 노래는 이문세의 ‘빗속에서’였다. 존박은 "미국에서 부르던 창법으로 블루스와 소울의 느낌을 따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에 까칠한 심사평으로 유명한 이승철은 “지금까지의 존박 중 가장 훌륭했다”고 이야기했고 엄정화는 “존박의 매력이 잘 담겼던 공연이었다. 너무나 멋졌다”며 얼굴에 미소를 띠었다.
윤종신 역시 “(이번 곡으로 존박이) 음악성 있는 친구구나 느꼈다. 음폭이 넓지 않아도 노래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호평했다. 공연 직전 존박을 지도하며 그에게 맞는 곡을 선곡해줬던 이문세는 “자기 옷을 입은 것 같다. 블루스의 느낌이 부족했던 부분은 좀 아쉬웠다”고 전했다.
반전은 이에 그치지 않았다. 1일과 8일 본선 무대에서는 심사위원단으로부터 연달아 최고점을 받아 마지막 슈퍼 세이브의 영예를 안았다. 특히나 8일 공연의 경우, 4000석이라는 대규모 공연장으로 장소를 옮겨 긴장될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침착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존박이 하면 뭔가 자연스럽다”는 심사위원 윤종신의 말처럼 늘 프로패셔널한 점은 존박의 최대 강점이다.
허각, 최고의 가창력과 착한 성품
허각은 노래를 굉장히 잘 하는 후보다. 박진영이 그의 노래를 듣고 "감동 받았다"고 말한 것처럼 그의 노래는 매번 심사위원들과 시청자의 마음을 움직인다.
1일 방송에서 '콤플렉스'를 주제로 가사를 만들어 노래를 불렀을 만큼 비주얼 면에서는 다른 후보에 뒤쳐지지만 그에게는 남다른 목소리가 있다. 옥구슬 굴러가듯 매끄러운 목소리는 듣는 이를 편안하게 할 뿐 아니라 안정감을 준다. 심사위원 이승철이 이야기한 것처럼 허각은 노력한다고 해서 얻어질 수 없는 천부적인 능력을 지녔다.
지난달 24일 본선 무대에서는 신나는 리듬이 인상적인 이문세의 히트곡 ‘조조할인’을 불렀다. 그동안 조용한 노래들을 주로 불렀던 그는 이번 노래를 제안 받자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과는 다른 색다른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공언했다.
그의 노래를 들은 네 명의 심사위원들은 저마다 호평을 쏟아냈다. 특히 이문세는 “나보다 더 잘하는 것 같다”며 그의 실력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그 결과, 허각은 후보들 중 최고점을 받아 두 번째 슈퍼 세이브의 영예를 안았다.
이와 함께 털털함과 우정을 중시하는 성격, 친숙한 매력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포인트다.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도 늘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유도하며 맏형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존박 과는 형제 못지않은 끈끈한 우정을 보여줘 모두를 감동시켰다. 탈락한 줄 알았던 존박이 다시금 나타나자 제일 먼저 달려와 눈물을 쏟는 등 마음 약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좋은 성격 덕분에 남성 팬들의 지지도가 높다.
단 한 명의 ‘슈퍼스타K’가 결정되기까지 남은 방송분은 단 2번의 무대 뿐. 탈락자 선정에 많은 변수가 있는 만큼 누가 다섯 번째 탈락자가 될 지, 최종 우승자가 될 지 예측할 수 없지만 최선의 공연을 선보이는 후보에게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이들 세 사람의 다음 무대가 더욱 기다려진다.
rosecut@osen.co.kr
<사진> Mne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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