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불펜은 안전지대일까.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둔 두산의 고민은 역시 불펜이다. 4번타자 김동주가 살아나고, 정수빈이 리드오프로 자리매김한 타선은 짜임새가 좋아졌다. 그러나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2경기까지 포스트시즌 7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불펜의 소모가 심했던 게 우려되는 부분이다. 매경기 총력전으로 승부하다 보니 불펜투수들에게 가해지는 부담이 큰 상황이다.
두산 마운드는 포스트시즌 7경기에서 총 63이닝을 소화했는데 이 중 불펜진이 28⅔이닝을 소화했다. 경기당 평균 4.14명의 구원투수들이 마운드에 줄기차게 오르고 있다. 두산 불펜은 7경기에서 2승3패6홀드3세이브 평균자책점 5.65를 기록하고 있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다소 높다는 것이 불안요소로 나타난다. 플레이오프 1~2차전 불펜 평균자책점은 8.10으로 매우 높은 편이다.

투수들의 피로도가 극심해진 까닭으로 풀이된다. 특히 사이드암 고창성은 7경기 연속으로 마운드에 '출석' 도장을 찍고 있다. 경기 중반 고창성이 마운드에 오르는 것은 재방송 화면이 아니다. 고창성은 7경기에서 3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1.93으로 분투하고 있지만 포스트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구위가 많이 떨어진 상태. 길게 맡길 수 있는 형편이 되지 못한다.
레스 왈론드와 정재훈도 나란히 5경기씩 등판하며 고창성의 뒤를 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 불펜으로 보직을 옮긴 왈론드는 5경기에서 1승1홀드 평균자책점 2.00으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역시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안타 2개를 맞고 1실점하며 흔들렸다. 결승 피홈런 3개를 맞으며 3패1홀드 평균자책점 15.88을 기록하고 있는 정재훈은 심리적 내상 극복이 우선이다.
그래도 이현승과 임태훈이 살아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인 대목이다. 좌완 이현승은 4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고 있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수비실책 탓에 2실점(1자책)했지만 직구 최고 구속이 145km까지 나올 정도로 구위가 올라왔다. 2차전에서 슈퍼세이브한 임태훈도 허리 통증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투혼으로 뒷문지기 역할을 하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제외한 나머지 3경기에서 5⅓이닝 무실점 행진. 특유의 돌직구 구위가 되살아났다.
두산은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투수 11명을 넣었다. 켈빈 히메네스·김선우·홍상삼이 선발을 맡고 있는 가운데 아직 등판하지 않은 사이드암 김성배와 좌완 김창훈이 있다. 이들이 힘을 실어주거나, 선발투수들이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 불펜의 피로누적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이 분명 피곤한 건 사실인데, 갈수록 경기를 뭉쳐서 하고 있다. 감독으로서 앞으로 경기가 굉장히 기대된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불펜만 버텨준다면 해볼 만하다는 것이 두산의 생각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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