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2NE1(씨엘, 박봄, 산다라박, 공민지)이 지난 달 9일 정규 1집 '투 애니원(To Anyone)'을 발매한 후, 활동 한달을 채웠다. 트렌디하고 핫한 사운드와 파워풀한 패션으로 돌아온 2NE1은 기존의 것들을 한층 발전시키며, '차별화된 그룹' 이미지를 재각인시켰다. 2NE1의 컴백은 2010년 하반기 가요계에 어떤 반란을 일으켰을까?
- 복수 타이틀곡 시스템의 성공
가요계 역사상 최초 트리플 타이틀곡으로 활동한 2NE1의 전략은 대성공했다는 평이다. 타이틀곡으로 선택받은 '캔트 노바디'(Can't Nobody), '고 어웨이'(Go Away), '박수쳐' 등 3곡은 당초 음원차트에서 집중을 분산시켜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음원 1주천하에 맞서는 성공적인 시스템으로 받아들여졌다. 음악의 소비가 짧은 현 가요계에서 빠르고 다양한 것들을 원하는 대중에게 트리플 타이틀곡 전략이 맞아떨어진 셈이다.

이 복수 타이틀곡 전략은 2NE1을 시작으로 점차 타 가수들에게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2AM 역시 앞으로 발표하는 정규 음반에서 더블 타이틀로 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 만큼 경제적, 시간적 노력을 투입해야 한다.

- 가요프로그램 1위의 '올킬'
트리플 타이틀곡의 성공은 케이블과 지상파를 넘나드는 가요프로그램 1위의 '올킬'로 이어졌다. 2NE1이 지난 해 '아이 돈 케어'로 5주연속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이번에는 엠넷 '엠카운트다운'에서 4주연속 1위를 거머쥐었다. KBS 2TV '뮤직뱅크'에서는 3주 연속 1위에 올랐다.
SBS '인기가요'에서도 사상 최초로 4주 연속 정상에 오를 지 관심사다. 이미 '캔트 노바디'로 지난 3일까지 3주연속 '인기가요'에서 1위에 해당하는 뮤티즌송을 차지했다. '인기가요'는 같은 곡이 3주에 걸쳐 정상에 오르면 뮤티즌송의 자격을 주지 않지만, '캔트 노바디'가 뮤티즌송 후보에 빠져도 '고 어웨이'와 '박수쳐'로 또 다시 1위를 노려볼 수 있게 됐다. 한 가수의 색다른 타이틀곡 전략이 가요프로그램의 시스템을 바꾼 셈이다.
- 유사그룹이 없는 개성파 재인증.
'여자 빅뱅'으로 등장했지만 이제 YG엔터테인먼트의 아이콘이 된 2NE1은 이번 컴백의 성공으로 현 가요계에서 '유사그룹'이 없는 개성파 걸그룹임을 재확인시켰다.
걸그룹들의 시장성이 확보되자 비슷비슷한 콘셉트와 외모, 음악적 분위기가 마치 공장에서 찍어낸 듯 기성품 분위기를 내는 유사 걸그룹이 줄줄이 만들어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NE1은 지난 해 '파이어(Fire)', '아이 돈 케어(I Don't Care)'에서 얻은 인기의 핵심인 아티스트적인 동경의 이미지를 힙합-일렉트로닉 장르, 인디언 여전사 콘셉트-리얼웨이와 하이패션을 오가는 패션 등을 통해 이번 활동에서도 그대로 이어가 타 그룹이 발을 담글 수 없는 영역을 다시금 확실시했다. 정규 1집은 2NE1의 본격 음악 행보에 확실한 디딤돌을 놓았다고 할 수 있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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