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K2' 강승윤, 실력무대 한방으로 모든 잡음을 덮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0.10.10 08: 47

'최고의 무대로 탈락, 그래서 더 값졌다.'
처음에는 천사와 천재를 오가는 기타 치는 소녀 장재인, 그 다음에는 꼴찌에서 1등으로 폭풍질주한 훈남 존박인 줄 알았다. 하지만 강승윤이었다. 엠넷 '슈퍼스타K2'의 가장 '드라마틱한' 주인공은.
항상 최후 2인에 들며 가까스로 한 계단, 한 계단 올라갔던 강승윤은 남다른 자신감으로 똘뚤뭉친 미모파 열혈 청년이었지만 항상 보는 사람의 마음을 불안불안하게 만든 것이 사실이다.

그 만큼 매력적이고 파워풀한 보이스는, 반면에 안정되지 않은 음정을 선보였고 넘치는 개성은 음악성으로 가다듬어지지 않았다. 매서운 혹평은 이어졌다. 유종신은 "강승윤에게 하나 더 하나 더를 바라지만, 그게 나오지 않는다. 네티즌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라고 꼬집었고, 이승철은 항상 강승윤은 실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마이클잭슨의 재해석 무대에서도 "노래보다는 비주얼에 점수를 주고 싶다"고 노래 자체에 대한 평가는 피했다. 
 
그에 반해 강승윤과 경쟁을 펼친 TOP3 장재인, 허각, 존박은 거의 매번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듣는 안정된 후보들이었다.
사실 강승윤의 탈락은 그래서 어느 정도 예견돼 있기도 했다. 사전 인터넷 투표도 그랬거니와, 윤종신이 강승윤이 부를 노래로 자신의 '본능적으로'를 선택해주며 더욱 열심히 해야할 것으로 당부, "네가 장재인, 허각, 존박은 이길 수 있겠냐, 넌 꼴찌인 것을 명심해라"라고 채근했다.
사실 "네티즌의 힘으로 여기까지 왔다"란 지적이 있었듯이 그의 TOP6-4진입에는 몸살을 앓았다. 파워보컬 박보람, 김은비, 김지수 등이 탈락하자 강승윤의 순위 진입이 뭇매를 맞기도 했고, 팬클럽 조작 투표 논란도 불거졌다. 실력은 부족한데 여자팬들의 집단 팬심으로 매번 성공한다는 비난도 이어졌다. 강승윤 때문에 다른 실력있는 후보가 피해를 입는다, 란 식의 공격성 짙은 비난글도 상당했다.
하지만 강승윤은 8일 무대로 이런 모든 잡음을 한 방에 무너뜨렸다. 모자를 삐딱하게 쓴 채 기타를 메고 '본능적으로'를 열창한 강승윤은 지난 번 무대에서 선보인 마이클 잭슨의 'BLACK OR WHITE'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안정된 무대를 선보이며 시원시원하게 본인의 창법을 구사했다. 윤종신이 초반에는 허세 가득하게 불러라, 라고 조언했듯 자신만만한 자신만만하게 여유러운 표정과 창법으로 도입을 이끌어가다가 후렴부에서 파워풀하게 내뱉었다. 윤종신의 '본능적으로'는 강승윤표 노래로 탈바꿈했다.
 
그 만큼 노래와 강승윤의 맞아떨어진 느낌이 컸다. '그래 강승윤에게는 이런 거였다'라는 느낌이 보는 이의 가슴을 쳤다. 병원에서 진찰해보니 현재 목 상태가 노래 부를 상황이 아니지만, 연습으로 여기까지 왔다는 제작진의 말. "너무 연습을 많이 해 걱정되는 친구"라는 장재인의 말이 '연습 벌레' 강승윤의 또 다른 면모도 부각시켰다.
 
강승윤은 처음으로 95점 이상을 획득, 심사위원 모두에게 고르게 좋은 점수를 얻었다. "탈락해도 좋으니 한 번만 높은 점수를 받고 호평 받았으면 좋겠다"라는 강승윤 가족의 바람 역시 이뤄졌다. 본인도 후회없는 무대를 보여줬다고 했다.
 
하지만 탈락이 아니었으면 그 드라마틱한 감동이 덜했을 지도 모른다. TOP3나 최후의 1인은 아니어도 과정의 드라마에서 강승윤은 주인공이었다. '박수칠 때 떠나라'란 말이 서운하게 다가올 수도 있겠지만 괜찮다. 이제부터 시작이니까.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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