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득점왕 자리는 사실상 굳혔다. 이제는 꿈에 그리던 국가대표팀 주전 공격수를 노릴 차례다.
유병수(22,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 9일 저녁 인천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대전 시티즌과 쏘나타 K리그 2010 25라운드에서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시즌 두 번째(첫 번째는 4골) 해트트릭을 달성, 최상의 컨디션과 함께 절정의 골감각을 모두 선보였다.
이날 해트트릭으로 유병수는 시즌 20호골을 기록하며 득점 2위 에닝요와 차이를 7골로 벌렸다. 이제 인천과 전북에 남은 경기가 5경기인 것을 생각하면 사실상 이번 시즌 득점왕은 유병수가 차지한 것이라 볼 수 있는 상태다.

이로써 유병수는 1990년 조긍연(포항제철, 20골), 1994년 윤상철(LG, 21골), 2003년 김도훈(성남, 28골), 지난해 이동국(전북, 20골)에 이어 28년 K리그 역사상 '다섯번째 20골 이상 득점왕'을 예약하게 됐다.
시즌 20골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유병수는 "목표로 했던 20골을 기록해서 기쁘다"며 "20골을 넣었다고 방심하지 않고 남은 경기서 최대한 골을 넣어 득점왕을 확정 짓겠다"며 자만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병수는 3일 FC 서울과 경기 후 만난 자리에서 "현재 득점 1위라 대표팀 발탁에 자신감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리그 최다 득점자라는 기록을 외면할 수 없던 조광래 감독은 결국 유병수를 한일전 명단에 포함시켰고, 10일 오후 파주 NFC로 불러 테스트를 치른다.
이에 유병수는 "대표팀 발탁으로 대전전에서 동기 부여가 됐다"면서 "일본전에서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주어진다면 최선을 다해 골을 넣을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또 "대표팀의 모든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스타일은 모두 다르다"며 "나만의 스타일인 골 결정력과 파워를 보여주겠다. 골 결정력 만큼은 그 누구보다 자신있다"고 말하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유병수의 이러한 자신감은 최근 득점에서 알 수 있다. 유병수는 최근 5경기서 8골을 터트리며 절정의 골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3경기에서는 2골 이상 다득점을 기록하며 운이 좋아 기록하는 골이 아님을 보여줬다.
허정무 인천 감독도 대전과 경기 후 만난 자리에서 유병수에 대해 "오늘 상대 수비들이 실수를 하는 바람에 해트트릭이 빛 바라기는 했지만, 최근 움직임도 많이 좋아졌고 골 결정력 만큼은 최상인 것은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대표팀의 주전 공격수 박주영이 아직까지 소속팀에서 시즌 1골에 그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유병수의 이러한 골감각은 대표팀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박주영과 유병수를 비교하기에는 아직 무리가 있지만 최근에 골맛을 제대로 보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유병수는 리그 통산 32골을 기록, 프로 무대서 두 시즌을 채 마치지 않은 선수로서는 사상 유례 없는 득점 행진을 벌이고 있다. 흔히 겪는 2년차 징크스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그의 유쾌한 성격과 물오른 득점력에 한일전 승리를 기대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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