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대표팀 감독이 말하는 한일전의 승부처는 중원에서 싸움과 상대 측면을 차단할 수비력이다.
대표팀은 지난 9일 오후 명지대와 연습경기로 해외파 선수들의 기량 및 컨디션 테스트와 함께 전술을 다듬었다. 이 연습 경기서 조광래 감독이 일본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몇 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 첫 번째는 수비

골을 넣기는 힘들지만 골을 허용하는 건 순간이다. 공격보다 더 집중을 요하는 것이 수비로 한 순간의 실수가 경기의 승패를 좌지우지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 감독은 명지대와 연습 경기서 포백과 스리백 두 가지 포메이션을 시험해 봤다. 포백은 좌우 측면에 이영표와 차두리, 중앙 수비에는 김영권과 이정수를 기용함과 동시에 그들 바로 앞에 조용형을 배치시킨 것.
조용형의 역할은 상대 공격수나 전진하는 미드필더의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해 일본의 공격 흐름을 끊어 버리는 것이었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같은 역할이지만 수비에 대한 비중은 그 보다 우선으로 포어 리베로라 부르는 것이 맞았다.
스리백은 조용형이 좀 더 내려와 김영권과 이정수와 함께 수비라인을 이루는 것이었다. 조 감독은 스리백 전술에 대해 "상대 측면의 공격수들의 움직임이 너무 좋다. 또한 측면에서의 중앙 침투도 매우 빨라서 포백보다는 스리백이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그렇지만 포백의 장점은 측면으로 이어지는 공격이 매섭다는 것이었다. 이날 경기서 대표팀은 차두리와 이영표를 이용한 오버래핑으로 명지대에 5-0 승리를 거뒀다. 조 감독은 "수비를 포백으로 운영해야 할지 스리백으로 나서야 할지 고민이 많다"면서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연구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 두 번째는 박지성을 활용한 중원 싸움.
이날 박지성은 예전과 같이 측면 공격수로 나선 것이 아니라 조 감독이 예고한 것처럼 중원에서 기성용과 짝을 이뤘다. 박지성은 '산소탱크'라는 수식어가 무색하지 않게 중원에서의 엄청난 활동량으로 좌우 측면까지 누비며 압도적인 모습을 선보였다.
특히 측면에서 이청용 차두리와 연계 플레이는 명지대 선수들로서는 도저히 막기 힘든 수준의 것이었다. 엄청난 활동량을 선보인 박지성은 연습 경기서 1골 1도움으로 활약하며 자신이 왜 대표팀의 에이스인지 증명했다.
박지성의 이러한 모습에 조 감독은 "역시 2선에서 1선으로 침투하는 모습은 상당히 만족스럽다"면서 "공격력이 배가 된다"고 흡족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적도 있었다. "지속적으로 중원을 지켜야 하는데 포지션의 변경 때문인지 순간적으로 잊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아쉬운 점을 말하기도 했다.
결국 조 감독이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수비임을 알 수 있다. 단순하게 후방의 수비들이 상대를 막아내는 것이 아니라, 중원에서부터의 압박과 차단으로 상대 공격수들을 고립시킴과 동시에 빠른 공격으로 상대 골문을 노리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대표팀이 노리는 점으로 보인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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