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호의 인사이드 베이스볼]박찬호, 한국 복귀 효과는 650만 관중 플러스 알파
OSEN 홍윤표 기자
발행 2010.10.11 07: 30

필자는 박찬호(37)의 모교인 공주고 임재무 교장 선생님을 9일 모임에서 만났다. 야구에 대한 애정이 깊으면서도 고교 선수들의 학습 시간 부족을 걱정하시는 교육자이시다. 역시 화제가 박찬호의 한국 야구 복귀에 모아졌다. 여러 분께서 필자에게 ‘정말 박찬호가 한화 유니폼을 입고 한국 프로야구로 오느냐’고 물었다.
물론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고 가족의 결정과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계약 제안 가능성 등의 변수가 남아 있기는 하다. 그러나 필자는 “박찬호는 돌아온다”고 자신 있게 대답했다. 한국 야구 복귀가 박찬호의 ‘다음 단계’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찬호가 ‘난 웨이버(non-waiver)’ 트레이드 마감 시한인 지난 7월31일 탬파베이의 홈구장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뉴욕 양키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은 직후 필자는 그가 한국프로야구 데뷔 결단을 내릴 때라고 주장했다.
박찬호는 이후 피츠버그 유니폼을 입었고, 아시아 출신 투수 메이저리그 최다인 124승 신기록을 달성했다. 124승 째는 피츠버그 감독과 동료 선수들이 선물한 것이다. 3-1로 앞선 5회 말 팀의 두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 완벽 투구로 124승째를 올렸다.
 
그날 피츠버그 선발 투수는 메커첸이었다. 그는 3-1로 앞선 상태에서 4이닝 투구를 마쳤고 5회말부터 박찬호에게 기꺼이 마운드를 넘겨 승리 투수가 될 기회를 줬다. 선발 투수가 1실점하고 있는 상태에서 점수는 3-1로 앞서 있는데 부상이 생기지 않는 한 투수 교체를 하는 것은 사실상 메이저리그에서 찾아 보기 어려운 경우이다.
 
내용을 보면 승리를 만들어준 것이었다. 박찬호가 123승으로 일본인 노모와 함께 아시아 출신 메이저리그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는 것이 팀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에게 알려진 후 존 러셀 감독은 ‘신기록을 작성할 기회를 반드시 주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선발 매커첸은 5이닝만 채우면 자신이 승리 투수가 될 수 있었는데 양보한 것이다. 그러나 박찬호를 지원한 존 러셀 감독은 무려 105패(57승)를 당한 책임을 지고 경질됐다. 투수 코치 조 케리건도 같은 운명을 겪었다.
박찬호는 올시즌 메이저리그 최고의 호화군단 뉴욕 양키스에서 2승, 그리고 최하위 팀인 피츠버그에서 2승을 따내 모두 4승을 기록하며 124승에 도달했다.
박찬호가 한화 유니폼을 입고 한국프로야구에 데뷔할 뜻을 본격적으로 나타낸 시기가 124승 신기록을 세운 직후부터이다. 메이저리그에서 ‘저니맨’으로 움직이는 것 자체가 더 이상 자신의 야구 인생에 의미가 없어졌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 분명하다.
 
그는 뉴욕 양키스에서 방출 당한 후에도 ‘(구단의 결정을) 이해한다. 나는 이제 다음 단계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찬호는 1973년생으로 내년이면 38세가 된다 야구 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도 현역 생활의 마무리와 은퇴 후의 계획을 세워야 한다.
박찬호는 물론 전 에이전트 스티브 김과도 잘 알고 있고 메이저리그에 정통한 모 관계자는 “마이너리그의 더블A 팀 수준에서 코치 및 감독 수업을 하는 것도 하나의 진로가 될 것이다. 현실적으로 박찬호가 메이저리그 투수 코치가 되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을 밝혔다.
박찬호 본인은 투수 생활을 더 하겠다는 의지이다. 그는 양키스에서 갑자기 방출된 후에도 ‘계속 투구를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오래 해온 일(Hopefully, I can keep pitching. It’s been a long time)’이라고 말했다. 그는 124승째를 올린 경기에서도 시속 151km(94마일)를 기록했다. 현재 한국 프로야구에서 이 정도 스피드의 공을 컨트롤 해서 던질 수 있는 투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체력적인 부담 때문에 그가 한국 프로야구에서 선발 투수를 맡을 지는 미지수이다.
박찬호와 우선 협상권을 가진 한화 구단과의 접촉도 이미 알려진 것 보다 더 깊숙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 유영구 총재는 시즌 초 박찬호, 이승엽 등 해외 진출 스타들의 한국 프로야구 데뷔와 복귀를 바란다고 밝혔다. 전국구 스타들이 뛰어야 전체 프로야구의 흥행 규모를 키우고 일대 도약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규정상으로는 박찬호가 내년 8월에 열리는 2012년 신인 드래프트의 지명을 받아야 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총재의 결단을 통해 특별 예외 규정을 만들 수 있다.
한국프로야구는 금년 정규 시즌에 592만8626명의 관중을 동원해 지난 해 592만5285명을 넘어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을 작성했다. 그러나 당초 목표인 600만 명 돌파와 650만 관중 달성에는 못 미쳤다.
 600만 관중을 넘어서 650만 명까지 도전해볼 수 있는 흥행 카드가 전국구 국민 스타인 박찬호의 한국프로야구 데뷔이다. 야구팬이 아닌 친구들도 ‘박찬호가 던진다면 나도 한번은 보러 가야겠다’고 한다.
한화 구단도 인기 구단으로 급 부상하고, 대전에도 야구장 신축이 추진되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아직 풀어야 할 문제들은 남아 있다. 한화와의 입단 계약금, 연봉 협상, 원정 경기 시 대우 등이다. 간단한 예를 들면 메이저리그는 원정 경기 시 호텔에서 1인 1실이다. 그런데 한국 프로에서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2인1실이 대세이다. 메이저리그 생활에 익숙한 박찬호로서는 적응이 쉽지 않다. 미국에서는 출장을 갔을 때 남자 2명이 같은 방을 쓰면 동성애자로 오해를 하는 경우가 있다.
최적의 시기이다. 박찬호가 내년 시즌부터 한국프로야구에서 뛰기 시작해 최소 2년 더 현역에서 활동하고 코치 감독으로 성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보경S&C㈜ 대표, 전 일간스포츠 편집국장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