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3차전]권혁과 정재훈, 동병상련의 불펜방화

삼성과 두산이 동병상련의 딜레마를 겪고 있다.

삼성 권혁과 두산 정재훈은 양팀에게는 필승맨들이다. 때로는 소방수 노릇도 할 수 있는 경험과 실력을 갖추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에서 두 선수는 마치 약속이나 한듯이 부진에 빠져 있다.

3차전에서도 어김없이 두 선수의 부진이 경기의 향방을 점칠 수 없게 했다. 먼저 권혁이 4-5로 뒤진 6회말 구원에 나섰다. 정수빈 오재원 이종욱으로 이어지는 두산의 왼손타자 트리오를 막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첫 타자 정수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었다.

선동렬 감독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자 주저없이 권혁을 강판시켰다. 결국 정수빈은 뒤이은 고영민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았다. 8회초 삼성이 두 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긴 했지만 뼈아픈 장면이었다. 권혁은 1~2차전에서도 각각 ⅓이닝씩 던져 모두 2안타와 3개의 볼넷을 내주는 부진에 빠져있다.

정재훈도 마찬가지였다.  6-4로 앞선 8회초 필승맨으로 나섰다. 박진만을 삼진으로 처리했으나 대타 조영훈에 우월 솔로홈런을 내주고 마운드에서 내려와야 했다. 기세가 살아난 삼성은 2사1루에서 박한이의 좌중간 2루타로 동점에 성공했다.  

정재훈은 1차전 8회말 역전 3점홈런을 맞은데 이어 이날도 장타에 울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홈런을 내주는 등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결정적인 순간에 홈런포에 시달리고 있다. 일시적인 부진으로 볼 수 있으나 역시 잦은 등판에서 나오는 피로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두 필승맨의 부진에 양 감독들의 애간장이 녹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