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권의 눈(PO 3차전)]두산, 지친 불펜 운영의 승리였다
OSEN 박선양 기자
발행 2010.10.10 19: 47

양팀 벤치들이 빠른 투수교체로 끝까지 팽팽한 접전을 펼친 경기였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선발 김선우를 조기에 강판시키고 빠른 불펜 투수 투입으로 삼성 공격을 막아냈다. 이에 맞서 선동렬 삼성 감독도 구위가 좋지 않았던 선발 장원삼을 일찌감치 내리고 불펜으로 승부를 걸었다.
두산은 준플레이오프를 5차전까지 치르면서 투수력이 힘든 상황인 가운데서도 잘 버티고 있다. 오히려 삼성이 페넌트레이스선 강세를 보였던 미들맨들인 좌완 권혁과 우완 정현욱이 부진, 벤치 운영이 굉장히 힘든 상황이다.
양팀 모두 난타전 속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한 두산이 승리를 차지했다. 삼성은 마지막 투수로 나선 정인욱이 2점 앞선 상황에서도 컨트롤이 흔들려 위기를 자초한 끝에 끝내기 안타를 내준 것이 뼈아팠다.

두산이 승리를 거두고 앞서나가기는 했지만 포수 양의지의 볼배합은 생각해볼 대목이다. 투수들의 구위가 썩 뛰어나지 않은 상황에서도 계속 몸쪽 승부를 요구한 것은 문제이다. 몸쪽 공을 줄기차게 던지게 하는 바람에 몸에 맞는 볼이 속출했고 위기를 불렀다.
◆이닝별 되짚어보기
▲1회초 삼성 공격
톱타자 박한이의 2루타를 시작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볼카운트 2-0에서 채태인이 바깥쪽 스트라이크 공을 과감하게 때린 것이 적시타로 연결됐다. 두산 포수 양의지가 투수 리드가 문제였다. 채태인은 비슷하면 방망이를 휘두르는 스타일임을 감안할 때 확실하게 유인구를 유도해야 했다. 포구하는 위치 선정이 불확실해 투수들이 흔들리는 요소가 되고 있다.
▲1회말 두산 공격
0-3으로 뒤진 가운데 반격에 나서 1사 2, 3루 찬스에서 김동주의 파울 플라이 아웃이 아쉬웠다. 삼성 1루수 채태인이 포수 위치까지 달려와서 잡아내는 허슬 플레이가 돋보였다. 포수 진갑용은 타구를 놓쳐 자칫하면 아웃을 시킬 수 없는 상황이었다. 구위가 좋지 않았던 선발 장원삼을 살려준 수비였다. 반면 두산은 계속된 2사 만루에서 김현수가 초구를 때려 땅볼 아웃이 됐다. 김현수가 스타 플레이어이지만 안맞는다고 여유 없이 달려든 것이 아쉬웠다. 안맞아도 김현수이기 때문에 장원삼이 쉽게 승부를 할 수 있는 타자는 아니다. 그러나 김현수가 자신감 없는 스윙으로 오히려 끌려가고 말았다. 더 큰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더 집중하고 자신감 있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
▲2회초 삼성 공격
1사 3루에서 박석민의 타구가 3루 베이스를 맞는 행운의 2루타가 됐지만 두산 3루수 이원석의 수비가 아쉬웠다. 좀 더 앞으로 대시를 해서 잡았으면 안타로 연결되기 힘든 빗맞은 타구였다. 좀 더 공격적인 수비가 필요하다.
▲4회말 두산 공격
2-4로 뒤진 두산이 3점을 뽑아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무사 1, 2루에서 이원석의 보내기 번트는 실패작이었다. 번트는 잘 댔지만 꼭 수행할 상황은 아니었다. 1, 3루 수비수가 앞으로 달려드는 상황으로 설령 작전이 나왔다해도 번트를 대지 말았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번트를 대는 바람에 결국 2루주자 손시헌이 3루에서 아웃되고 말았다. 다행히 후속 공격서 정수빈의 3루타 등으로 3점을 뽑았으나 더 도망갈 수 있는 기회를 놓친 셈이다. 
▲6회말 두산 공격
한 점을 추가해 6-4로 앞서가기는 했으나 오재원의 주루 플레이는 아쉬운 부분이다. 1사 만루에서 고영민의 타구가 우중간을 날라가는 라이너성으로 아웃될 때 2루주자 오재원이 홈까지 무조건 달려들다가 아웃됐다. 타구가 우익수쪽으로 휘어가는 것으로 박한이가 전력질주 끝에 잘 잡아냈다. 2루주자 오재원은 굳이 홈까지 뛸 필요없이 2, 3루 사이에 있다가 타구를 확인한 후에 뛰었어야했다. 우중간 타구는 여유있게 확인하고 뛰는 것이 중요하다. 오재원이 살았으면 두산이 한 점을 추가하고 계속된 2사 1, 2루 공격으로 상대를 압박할 수 있었다.
▲연장 10회초 삼성 공격
선두타자 채상병이 좌중간 2루타로 출루한 뒤 점수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다음타자 강봉규의 3루 땅볼 때 2루주자 채상병의 주루 플레이가 미숙했다. 3루수가 앞으로 나오면서 타구를 잡을 때는 2루주자 3루를 뛸 수 있다. 하지만 채상병이 그대로 머무르는 바람에 득점 찬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김일권(54) 해설위원은
한국 프로야구 1세대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1982년 프로야구 원년부터 도루왕 3연패를 비롯해 총 5차례 도루왕을 차지하는 등 ‘원조 대도’로 명성을 날리며 그라운드를 주름잡았다. 호타준족의 대명사로 국가대표를 거쳐 프로야구 올스타로 화려한 현역생활을 보냈다. 해태 타이거즈 전성기 멤버로 한국시리즈 우승의 일등공신 중 한 명이었다. 쌍방울-현대-해태-삼성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후배들을 스타로 이끌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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