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임재철! 손시헌!'.
두산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6-8로 뒤져 패색이 짙던 11회말.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든 후 임재철의 2타점 동점 2루타로 한숨을 돌린 두산은 곧이어 터진 손시헌의 중전적시타로 짜릿한 끝내기 안타에 9-8로 극적인 역전승에 성공했다.
이로써 두산은 2승(1패)에 선착, 2008년 이후 2년만에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뒀다.

무엇보다 임재철과 손시헌의 이날 동점타와 끝내기 안타는 팀 동료들의 아픔을 씻어주는 귀중한 치유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6-4로 리드하던 경기를 촉박하게 만든 장본인인 정재훈이 가장 활짝 웃을 수 있게 됐다. 정재훈은 2점차로 리드하던 8회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박진만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다음 나온 대타 조영훈에게 우측 담장 넘어가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과 2차전, 플레이오프 1차전에 각각 팀 패배를 부른 홈런포를 얻어맞은 정재훈이었다. 자칫 '홈런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 있었다.

결국 이 홈런이 빌미가 되면서 삼성에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 승부까지 돌입해야 했다. 이 둘의 안타로 정재훈은 다시 한 번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찬스를 얻었다.
또 6-6이던 연장 11회초 1사 만루에서 초구를 던지다 채상병의 왼쪽 어깨를 맞힌 김성배에게도 안도를 줬다. 김성배는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들지 못하다 플레이오프에 합류했다. 그리고 이날 첫 출장에 나섰다. 앞서 나온 성영훈과 김창훈도 마찬가지. 모두 의욕을 가지고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결과는 녹록치 않았다. 제 몫을 해내지 못했다.
게다가 야수들도 살아났다. 특히 이날 6번으로 강등된 좌익수로 선발 출장한 김현수도 생기를 되찾을 수 있게 됐다. 1회 2사 만루에서 2루 땅볼에 그쳐 찬스를 무산시켰던 김현수는 4회 1사 1, 3루에서 유격수 병살타를 쳐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실망한 표정을 지은 김현수는 곧장 교체돼 벤치로 물러나야 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죽다 살아난' 사람은 김경문 두산 감독이다. 김 감독은 이날 승리로 삼성에 2승 1패로 앞서며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 진출을 눈앞에 두게 됐다. 사실상 모든 불펜진을 총동원한 만큼 이날 패했을 경우 4차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임재철과 손시헌이 여러 명을 살렸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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