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과감함을 즐기는 승부사였다.
1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삼성·두산의 플레이오프 3차전. 연장 11회초 2점을 내준 두산은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11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이종욱의 안타와 김동주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은 고영민. 그러나 최근 타격감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 희생번트의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벤치의 김경문 감독은 희생번트를 대지 않았다. 고영민은 초구부터 방망이를 휘둘렀다. 단 한 번의 번트 모션도 없이 7구까지 승부를 벌여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무사만루가 된 것이다. 여기서 임재철의 2타점 동점 2루타가 터진 뒤 손시헌의 극적인 끝내기 안타가 터지며 경기가 종료됐다.

경기 후 김 감독은 이 상황에 대해 "번트를 대면 2·3루가 되어서 안타 하나 나오면 2점이 들어오게 된다. 그런데 2점만 올리는 건 싫었다. 지더라도 여기서 끝내자는 생각이었다"며 "만약 역전이 되면 (고)영민이가 하나 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비록 (고)영민이가 안타를 터뜨리지는 않았지만 볼을 잘 참음으로써 임재철과 손시헌의 안타가 나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미 승부가 연장 11회까지 간 상황에서 김 감독은 패배를 감수한 과감한 승부수를 던졌다. 김 감독 뚝심의 승부수는 결국 대역전승으로 이뤄졌다. 김 감독의 과감성이 결정적인 순간 빛을 발한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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