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타자 신경 안 쓴다. 내가 잘 던지면 된다".
쉽게 생각했다. 그러나 결코 두산 베어스는 만만한 팀이 아니었다. 1차전 기분 좋은 역전승 이후 2연패를 당하며 위기에 처한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과 플레이오프 4차전에 외국인 투수 팀 레딩(32)의 어깨에 모든 것을 맡겼다.
레딩은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릴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두산과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해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해야 한다. 상대 선발은 우완 영건 홍상삼(20)이다.

지난 8월 5일 삼성 유니폼을 입은 레딩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9경기에 등판해 1승3패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2시즌이나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며 입단 당시 엄청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한국타자들의 짧고 간결한 스윙에 애를 먹었다.
레딩은 10일 두산과 3차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일 선발 등판하는 두산과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한 번도 선발 등판한 적이 없다. 잠실 구장에서도 첫 등판이라서 그라운드 사정을 잘 모르겠다. 그러나 좋아 보인다"며 "상대를 잘 알지 못한 부분은 있지만 두산 타자들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내가 잘 던지면 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2차전에서 8회 구원 등판 등판한 레딩은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김동주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지만 김현수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한 뒤 임재철마저 내야 땅볼로 가볍게 유도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하지만 공을 7개밖에 던지지 않아 상대를 파악하기엔 부족했다.
레딩도 "현재 컨디션은 좋다. 그러나 정규시즌 두산과 경기를 하지 않아 상대 타자들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며칠 전 구원등판 했지만 공을 많이 던지지 않았다. 선발과 중간은 다르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준플레이오프 때부터 TV를 통해서 두산 경기를 계속해서 지켜본 레딩은 "두산 타자들은 빠르다. 잘 친다. 그러나 롯데 만큼은 아니다"며 "롯데는 정말 잘 쳤다. 그런데 준PO에서는 타자들이 잘 못 쳤다. 투수가 좋으면 못 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레딩은 두산 '두목곰' 김동주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놓지 않았다. 그는 "김동주는 정말 잘 친다. 그러나 무엇보다 내가 잘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잘 던지면 된다. 자신 있다"고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레딩은 '육상부' 정수빈, 이종욱, 오재원의 빠른 발을 경계하고 있음을 밝혔다.
낯선 한국야구에서 경기 중 끊임 없이 음악소리가 한국에서 첫 포스트시즌 경기를 하는 레딩에게 방해 요인이 될 법도 했다. 그러나 그는 "경기 중에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는다. 내 귀에는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다"며 "내일은 우리 타자들과 수비수들을 믿고 던질 것"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삼성은 안정된 선발 투수진으로 평가 받았던 '3인방' 차우찬(7일 1차전, 4이닝 5실점), 배영수(8일 2차전, 5⅓이닝 3실점), 장원삼(10일 3차전, 2이닝 2실점)이 PO 지난 3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한 명도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 이하)를 기록하지 못하며 어려운 경기를 풀어갔다.
만약 삼성은 오늘 두산과 4차전에서 패할 경우 올 시즌은 3위로 마감하게 된다. 승리를 할 경우 최종 5차전이 남아 있다. 최후의 순간 레딩이 어떤 투구를 할 지 기대가 모아진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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