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관상풀이로 화제
정치가, 나랏일보다 출세 때문에 찾아와
성형하면 얼굴은 변해도 관상은 그대로

덕행 많이 쌓으면 흉상도 길상으로 변해
[이브닝신문/OSEN=김미경 기자] “언제 쨍하고 볕 뜰 날 올는지.”
신년이나 시험 등을 앞두면 점집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우리나라 성인 10명중 4명이 점이나 사주를 본다는 통계가 나올 정도로 이미 점술은 친근한 카운슬러와도 같은 존재가 된 지 오래다. 승부가 있으면 예측이 있고, 예측에 앞서 예언이 난무하다. 나름대로 과학적 데이터에 근거한 것이 예측이라면 예언은 다분히 주관적인 셈이다. 예언을 하는 사람이 주관적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주관적이라는 풀이다. 예언의 근거는 다양하다. 신령일 수도, 사주팔자일 수도, 풍수나 관상일 수도 있다.
지난달 9월30일 공개된 김정일 국방위원장 후계자 김정은의 관상풀이로 더욱 유명해진 역술가 김광일 국제관상학회장(58)을 만나 ‘관상’에 대해 물었다. 믿고 안 믿고는 본인 몫이다.
▲굵직굵직한 예언 기사화
다짜고짜 생년월일을 물어왔다. 기자에 대한 사주풀이가 술술 입에서 흘러나왔다. 슬쩍 얼굴빛도 살피는 눈치다. 홀딱 벗겨진 느낌이다. 그가 역술가로 유명해진 계기는 뭘까.
“과거 민주화 예언과 대통령 직선제를 모 월간지에 예언바 있고 김일성사망 예언, 올림픽금메달후보 예언, 한일월드컵축구 공동개최 예언 등 굵직굵직한 예언이 기사화돼 화제가 됐다. 그러면서 매스컴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KBS 1TV 아침마당에서 50여분간 관상학강의를 해 11.7%라는 시청률을 올렸고 MBC, SBS, EBS TV와 케이블TV에서까지 폭넓은 역학 강좌를 하면서 많은 호평을 받기 시작했다.
“전 정무장관과 현역 국회의원인 S씨, 유명우 전세계권투챔피언, OB베어즈의 윤동균 전야구감독, H경찰서장 W총경, 개그우먼 K, L탤런트 Y, O, K학계의 교수 등 정재계는 물론이고 사회각계층의 내로라하는 분들이 찾아와 내 예언에 웃고 흉운일 땐 방비책을 구하곤 한다.”
▲정치가 가문의 영광·출세만 바라
‘돈이 돌고 돈다’는 철학은 점집에서 더욱 역력히 나타난다. 불황일 때 사람이 적게 찾아온다는 게 그의 얘기다. 요즘은 형편이 좀 나아지려는지 투자(증권), 상호(작명), 이사 관련 질문들을 많이 해온다.
“찾는 연령층이 다양한 만큼 질문들도 제각각인데 서민들은 온기가 언제 오겠냐라는 질문을 많이 한다. 회사원들은 투자(증권), 승진운 등을 가장 많이 묻고 기업가들은 출세운을 많이 궁금해 한다.”
반면 국회의원이나 나랏일 하는 사람치고 나라일을 걱정해 찾는 사람은 드물다.
“역술가로 30년째 살아왔지만 국회의원들이 나라를 위해 일하는 진심으로 일하는 사람은 못봤다. 늘 가문의 영광이나 출세만을 바라 안타깝다”는 게 그의 말이다.
▲팔자, 운명이라는 관계
김 회장 그는 어릴 때 공부 꽤 잘하는 개구쟁이였다. 고려대 국문학과에 입학, 마냥 시인이 되고 싶은 국문학도였다고 말한다. 그러던 어느 날 인생이 허무해지기 시작했다.
“겨울 새벽녘, 추위에 바들바들 떠는 노인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누구는 잘 살고, 누구는 못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나야 하는 운명에 대한 회의 같은 것들이 일순간 온몸에 느껴졌다. 신(神)기는 아니었다.”
그때부터 책을 닥치는대로 읽고 역학을 공부하기 시작, 누군가의 팔자를 얘기하는 역술가가 됐다.
“바람은 눈에 보이지 않으나 힘이 있듯 사람이 나는 운명의 카테고리가 존재하는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은 그의 팔자도 사람의 운명을 상담해온 지 올해로 30년째다.
▲성형하면 운명 바뀔까
관상학적으로 얼굴에는 ‘오욕칠정’(五慾七情)이 그대로 드러나 얼굴을 보면 지능 금전운 애정운 자손운 선악 등을 한눈에 알 수 있다고 말한다. 뺨과 입술을 구분하는 선, 콧구멍과 코를 구분하는 선, 그리고 눈과 관자놀이를 구분하는 선이 뚜렷하면 쾌활한 성격일 가능성이 크다. 웃을 때 생기는 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회장은 성형을 통해 얼굴은 변해도 관상이 바뀌는 데 도움을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과나무를 개량하면 생산량을 늘리고 당도를 높일 수 있지만 배나무가 될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김회장에 따르면 ‘관상의 핵심’은 ‘눈 동공’이다.
“눈의 동공이 뚜렷하고 눈빛이 칠흙같이 분명히 살아 있어야 출세할 운도 높다. 다만 얼굴에 불길한 부위가 있어도 고운 마음을 갖고 덕행을 많이 쌓으면 흉상(凶相)이 길상(吉相)으로 변해 길운(吉運)으로 바뀔 수 있다. 연예인으로 보면 최불암, 이순재, 손예진, 김남주, 고소영, 장동건 등이 그렇다.”
▲역대 정치·경영인의 관상
좌우 광대뼈가 코를 감싸는 균형 잡힌 얼굴형을 가진 인물이 리더십이 있다는 김 회장은 김대중·전두환 두 전 대통령을 꼽았다.
“특히 김대중 전 대통령은 넓은 이마와 균형 잡힌 이목구비로 노벨평화상 등 큰 상을 받는 운이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 등은 경영자로서의 타고난 관상이지만 부모만은 못하다는 게 그의 관점이다. 삼성그룹 이병철 전 회장은 관리자로서,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은 추진력이 강한 대표 경영자로 꼽았다.
▲역학 단순 재미 아니다
현재 과학으로 풀 수 없는 일들이 있듯이 인간사는 역학으로도 풀 수 없는 한계가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지나친 욕심을 갖지 말아야하며 역술인의 말에 너무 의존하거나 현혹되어서도 안 된다. 일이 잘 안 풀릴수록 더욱 노력해야 하고, 욕심을 배제하고 부도덕한 일을 하지 않는 중용의 묘를 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운명은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가 생겼을 때 어떤 지혜나 조언을 얻기 위해 보는 것이지 결코 심심풀이식의 단순한 재미를 얻기 위해 보아서는 안 된다는게 그의 당부다.
kmk@ieve.kr /osenlife@osen.co.kr
<사진> 역학(易學)은 마치 날씨를 알려주는 일기예보와 같이 그 사람의 인생여정에 놓여 있는 길과 흉, 화와 복을 알려준다는 김광일 회장은 비가 올 때는 우산을, 쾌청한 날에는 즐거움과 수확의 기쁨을 주는 유비무환의 학문이라고 말한다. 그는 영락없이 운명을 점칠 팔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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