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4차전]'최고 마당쇠'왈론드, "팔 각도 변화가 호투 비결"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0.10.11 16: 39

"공을 놓은 팔의 위치를 조금 낮추면서 내가 가지고 있는 3가지 커브를 모두 던질 수 있게 됐다".
'미운 오리새끼'에서 '화려한 백조'로 다시 태어난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레스 왈론드(34)가 호투 비결을 밝혔다.
왈론드는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0CJ마구마구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 4차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포스트 시즌이 너무 재미있다"며 "투구 매커니즘에서 작은 변화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며 기뻐했다.

왈론드는 올해 정규리그에서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29경기에 등판 7승 9패 평균자책점 4.95를 마크했다. 시즌 중반 퇴출설까지 나왔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 두산에서는 그를 버리지 못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미운 오리 새끼였다.
3위로 정규시즌을 마친 두산은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투수력에서 약하다는 평가 속에 김경문 감독은 마운드에서 누구 하나가 미쳐주길 바랬다. 그런 이때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왈론드가 준플레이오프부터 플레이오프까지 두산 마운드에서 최고의 마당쇠 역할을 하며 거의 매경기 출장해 호투를 펼치고 있다.
왈론드는 플레이오프 3경기 모두 등판해 5이닝동안 2피안타 3사사구 1실점만 내주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1.80을 기록 중이다. 특히 3차전에서는 팀이 2-4로 뒤지고 있던 4회 1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3⅔이닝 동안 무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이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직구 스피드도 140km 중반대까지 나왔지만 무엇보다 낙차 큰 커브가 홈 플레이트 앞에서 춤을 추듯 다양한 각도로 떨어졌다. 힘있는 삼성 타자들은 왈론드의 커브를 배트에 정확히 맞추지 못하며 범타로 물러났다.
 
왈론드는 "정규 시즌에서는 선발로 등판해 오랜 이닝을 던져야 했다. 직구도 많이 던져야 했다. 그럴 경우 팔꿈치가 조금 안 좋아서 내 주무기인 커브를 맘껏 활용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간 계투로 나가서는 많은 공을 던지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 팔 각도를 조금 낮추면서 3가지 커브를 자유롭게 구사하고 있다. 스트라이크 타겟도 넓어져서 편하다"며 최근 호투 비결을 설명했다.
잦은 등판에 피곤하지 않냐는 질문에 왈론드는 "전혀 피곤하지 않다. 관중들의 함성 소리가 나의 에너지"라며 "오늘도 언제든지 등판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락커룸으로 들어갔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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