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맞추고 나서 그 순간 수 만명이 날 지켜보는 느낌이 들어 오싹하더라".
어려운 상황에서 올라와 승계주자 2명을 들여보내기는 했으나 분명 분투했다. 5년 만에 가을 잔치 무대에 오른 잠수함 김성배(29. 두산 베어스)가 데뷔 첫 포스트시즌 승리보다 리드를 내준 실점 상황을 돌아보며 웃음을 지었다.

2003년 두산에서 데뷔한 8년차 사이드암 투수인 김성배는 2005시즌 8승을 거두며 두산 계투진의 한 축을 담당했던 투수. 지금의 고창성과 같은 역할을 했던 투수로 이따금씩 선발로도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부상과 군 복무 등으로 인해 한동안 잊혀졌던 김성배는 지난 9월 한 달간 5경기 2승 1패 평균 자책점 2.63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해 2군에서 기량 연마에 나섰던 김성배는 미야자키 교육리그 한 경기 등판 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1,2차전에 출장하지 못했던 김성배는 지난 10일 잠실 3차전서 연장 11회 1사 2,3루 상황에서 김창훈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박진만을 고의 볼넷으로 걸러보낸 김성배는 뒤를 이은 채상병에게 몸에 맞는 볼을 허용하며 6-7 리드를 내줬다. 뒤이은 김상수의 스퀴즈 번트로 6-8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으나 그는 가장 절정의 감각을 과시하던 박한이를 삼진으로 처리했다. 만약 박한이에게 실점했더라면 9-8 극적인 끝내기 승리는 없었다.
"11회 등판했던 세 투수(성영훈-김창훈-김성배)가 경기가 끝난 후 서로 부둥켜 안았다고 들었다"라고 묻자 김성배는 겸연쩍은 듯 웃었다. 승리를 따낸 것 보다 점수를 내주지 않고 11회초를 넘기지 못한 것이 더욱 아쉬운 눈치였다. 그러나 김경문 감독은 김성배에 대해 "위기 상황에서 긴장하지 않고 자기 공을 확실히 던졌다. 그 모습이라면 4차전에서도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라며 기대감을 비췄다.
"딱 몸에 맞는 볼을 던졌을 때 느낌이 '수 만명이 날 지켜본다'라고 생각이 나더라구요. 느낌이 얼마나 오싹하던지".(웃음)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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