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엔트리 제출을 그렇게 빨리 해야 하나?".
선동렬(47) 삼성 감독에 이어 플레이오프 통과팀을 기다리고 있는 김성근(68) SK 감독 역시 한국시리즈 엔트리를 일찍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제출한 것에 대해 불편한 표정을 지었다.
11일 문학구장에서 팀 훈련을 지도하던 김 감독은 전날 제출한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대해 "아직 한국시리즈가 시작되려면 닷새가 남았다. 그런데 왜 그렇게 일찍 제출하라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고 허탈하게 웃었다.

이어 김 감독은 "지금 명단을 제출하지만 며칠 사이에 무슨 일이 있을지 어떻게 아나"면서 "경기 전날 좋아지는 선수도 있을 수 있고 갑자기 탈이 나는 선수도 있지 않나"고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이는 선 감독이 전날 3차전에 앞서 터뜨린 불만과 같은 맥락이다. 선 감독은 "갑자기 KBO로부터 한국시리즈 엔트리를 제출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한 뒤 "아직 어느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할지 결정되지도 않았다. 그런데 닷새나 전에 엔트리를 결정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굳은 표정을 지었다.
이에 이진형 KBO 홍보팀장은 "한국시리즈는 준비해야 하는 자료가 상당히 많고 시간도 많이 필요하다"면서 "부상과 같은 피치 못할 상황이 생긴다면 변경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김 감독은 선 감독이 전날 SK를 겨냥, '한국시리즈에 미리 올라가 있는 팀은 엔트리 제출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한국시리즈에 미리 올라왔다 해도 엔트리 제출은 쉽지 않다. 상대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포스트시즌은 한정된 가용 인원에서 경기를 치러야 하는 만큼 최대한 상대팀에 강한 면모를 지닌 선수를 엔트리에 등록시킨다. 그런 면에서 삼성인지 두산인지 한국시리즈 파트너를 모른채 엔트리를 제출해야 한다는 점은 억울할 수 있다.
한 SK 관계자는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했으나 경기와 관련해서는 별다른 어드벤티지가 없는 것 같다. 일본처럼 1승을 달라는 것도 아니다"면서 "한국시리즈 직행팀의 경우에는 상대에 따른 엔트리를 제출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다시말해서 플레이오프팀에서 맞붙는 두 팀에 맞는 엔트리를 달리 제출할 수 있는 이점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실제로 이는 올 시즌 후 단장회의 및 이사회를 통해 논의할 주제이기도 하다.
한편 김 감독은 "(현행 26명인 엔트리를)28명으로 늘릴 수는 없나. 실컷 고생해서 만들어진 선수들이 엔트리에 들지 못하는 것이 마음 아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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